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왕따 피해자들

공진수 센터장 2014. 6. 11. 11:31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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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이 낮은 것 같아서 심리상담에 나왔다는 내담자. 그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들어보니 학교 다닐 시기에 왕따, 즉 집단 따돌림의 아픔 과거가 있었다.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나 또래 집단 안에서 왕따를 당한 경험은, 성인이 되어서도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그 때가 불쑥 떠오르면 분노가 일어나고, 그래서 감정조절이 쉽게 되지 않는다고 했다. 아울러 직장 내에서도 누군가가 뒤에서 수근수근하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이 생겨서 불편하다고도 했다. 지금이라도 과거로 돌아가면 집단 따돌림을 했던 또래들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감정이 끓어오른다고도 했다.


그렇다. 왕따 경험을 한 사람들은 한편으로는 우울하고 무기력하며 왕따 행위자들을 만날까 두려워 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만약 왕따 행위자를 만난다면 죽여버릴지도 모른다는 분노가 있고, 그러한 분노가 있는 것 때문에 내담자 스스로도 놀라는 등 크게 두 부류로 나뉘어진다. 아울러 왕따의 경험 때문에 직장에 들어가서도 다시금 집단 따돌림을 당할까봐 두려워하고, 인간관계 속에서 조심을 한다는 것이 과도하여 위축된 인간관계를 맺다보니, 다시금 집단 속에서 이질감을 스스로 느끼는 등 후유증을 겪는다.


그래서 심리상담에 나온 내담자들 중에는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고 좀 더 나은 미래를 살고 싶다는 말을 토로하면서도 한동안 괴로워한다. 정말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상담사로서 공감이 되고 감정이입이 되어서 분노감과 우울감을 느끼게 된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아울러 어떤 내담자들은 과거의 왕따 경험이 너무나 괴로워서 자살시도도 수없이 했다는 등 그 고통을 진실되게 토로할 때에는 상담사의 마음도 참 무거워진다.


언제부터 그리고 무엇 때문에 왕따가 생겼는지는 모르겠으나, 인간의 내면에 있는 공격성이 왕따 문화를 만들지 않았는지 궁금하다. 타인을 공격하고 타인을 억압하며 타인을 통제해야, 내가 안전하고 내가 더 나은 조건 속에서 경쟁에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간의 내면이 바로 왕따 문화를 만들지는 않았는지도 궁금하다. 그래서 혼자 할 수 없으면 연합을 하고, 이렇게 연합된 집단이 누군가를 타켓으로 정해서 고립시키고 소외시키는 등의 왕따를 만드는 문화를 만들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그런데 이러한 왕따 문화의 피해자는 인격도 사라지고 자존감도 사라지며 삶의 의미와 동기도 사라지다 보니, 참 괴로운 삶의 연속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우리 주변에는 드러내어 놓고 표현하지 못하는 왕따 피해자들이 너무나 많다. 그리고 이러한 왕따 피해자들을 이해해 주지 않는 가족들도 의외로 많다. 그래서 심리상담의 현장에서 만나는 내담자들 중에는, 왕따 행위자보다 가족을 더욱 미워하는 경우도 있다. 내담자가 힘들어할 때 가족임에도 불구하고 도움의 손길을 베풀어주지도,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직시하지 않았던 가족들에 대한 욕구 불만과 섭섭함이 가득한 것이다.


우리 사회가 더욱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왕따 문화를 줄여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왕따 피해자들이 얼마나 괴로운 삶을 사는지에 대한 공감이 필요하다. 아울러 왕따 피해자들의 회복과 치유를 위한 노력도 많이 필요하다. 또한 왕따 경험이 있다면, 그것을 숨길 것이 아니라 회복과 치유를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를 하면서 극복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부디 왕따의 아픔과 상처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의 삶을 꿈꾸는 사람들이 가득하기를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