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집단 따돌림의 종류

공진수 센터장 2014. 6. 16. 18:00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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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에 서울의 어느 중학교에 집단상담을 갔었습니다. 학교측에서 이미 걸러낸 내담자들이 약 10명 정도 모여 있었습니다. 원래는 우울집단이라고 해서 갔던 것인데,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그 중의 한 명이 집단 따돌림을 당한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른 내담자들이  그 내담자를 대하는 것에서 매우 거칠게 대했으며, 그 내담자 역시 다른 내담자들에 비해서 자기표현이나 감정표현이 서툴고, 어떨 때는 침묵을 하는가 하면, 어떨 때는 과하게 분노를 표출도 하는 등 감정기복이 심한 내담자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내담자가 집단상담에 빠지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그래서 상담사 입장에서 빠진 내담자에 대해서 관심을 표명하며 모임에 빠진 것을 아쉬워하자, 그동안 묵시적으로 존재하던 다른 내담자들의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 애요? 그 애는 우리 학교 전따에요!" "뭐라고? 전따?" 그렇습니다. 왕따에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계기였습니다.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왕따의 종류는 더욱 발전하고 더욱 다양하게 파생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의 왕따 종류를 적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바로 왕따.

은근히 따돌림을 당한다고 해서 은따.

영원히 따돌림을 당한다고 해서 영따.

전체 집단에게 따돌림을 당한다고 해서 전따.

반 안에서 따돌림을 당한다고 해서 반따.

대놓고 따돌림을 당한다고 해서 대따.

뚱뚱해서 따돌림을 당한다고 해서 뚱따.

찌질이 왕따라고 해서 찐따.

직장 내에서 따돌림을 당한다고 해서 직따.....

이 외에도 더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왕따의 종류가 위에 적은 것처럼 다양하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요즈음은 가정에서도 왕따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고도 합니다. 가정사에 신경을 안쓰는 사람들을 왕따시키는 것이라고 하는데, 참 씁씁하기 그지 없는 우리의 생활상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어디서나 왕따가 될까봐 전전긍긍하는 것 같습니다. 여럿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눌 때나 함께 식사를 하는 등의 단체생활을 할 때, 이야기 속에 함께 집중하지 못하거나 소외 당할 때 이러한 감정이 불쑥 올라온다고 합니다.

 

사실 위에 적은 그 내담자의 경우에도 학교에서 급식시간이 가장 힘든 시간이라고 했습니다. 같이 밥을 먹을 또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외롭고 슬프고 감각적으로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하는 기술이 많이 떨어져 있음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도움을 주려고 다가가면, 다가오는 사람에 대해서 부담스러워하고 두려워하는 등의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는 듯도 하였습니다.

 

돌아보건대 짧은 집단상담 속에서 큰 도움을 주기에는 여러 가지로 한계가 있었지만, 최근에 제가 왕따 관련 칼럼을 쓰다 보니 그 내담자의 얼굴이 선하게 보입니다. 인간은 누구나 존귀합니다. 그 사람의 능력과 배경 등과 관계 없이 말이죠. 그런데 우리는 그 사람의 다양한 조건과 환경을 보며 그 사람의 인격까지 들었다 놓았다는 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부디 왕따 문화의 근절을 위해서 서로 노력하고 배려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