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부부상담]전경과 배경

공진수 센터장 2014. 6. 23. 18:00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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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무엇을 바라볼 때 전경과 배경을 보게 된다. 그런데 어느 것을 먼저 보느냐에 따라서 다른 하나는 흐릿하게 보인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한 것이 카메라에서 바로 접사촬영이라고 할 수 있다. 근접거리에 있는 것 중 어느 것에 초점을 두면, 그 뒤에 있는 배경은 흐릿하게 보이고 흐릿하게 찍히는 원리인 것이다. 우리의 관점에도 이러한 부분이 있다. 어느 것을 먼저 그리고 중요하게 보느냐에 따라서, 그 주변은 잘 보이지 않거나 흐릿하게 보이는 것이다.


많은 부부들을 부부상담 속에서 만나보면, 같은 상황을 보면서도 서로 다른 관점 때문에 갈등을 벌이는 경우를 자주 본다. 이러한 것은 각자가 살아온 환경과 문화적 배경의 차이에서 벌어지는 것인데, 문제는 이러한 다름을 수용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강요하거나 자신의 입장대로만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문제가 문제화 되어 버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아빠가 주방일에도 적극적이고, 요리 만들기도 좋아하는 문화 속에서 자란 여성의 경우, 남편에서 자신의 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아빠와 같은 성향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되기도 한다. 다행히 남편이 아내의 요구를 수용하거나 아내의 아빠와 같은 성향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남편에게 순종적이던 엄마를 두었던 아들의 경우, 아내에게 엄마와 같은 성향으로 자신을 배려하라고 주장하는 경우, 여기에 대해서 수용하지 못하는 아내가 있을 경우에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전경만 보아서도 되지 않고, 배경만 보아서도 되지 않는다. 이왕이면 전경과 배경을 종합적으로 또는 통합적으로 볼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아울러 상대방이 어느 것부터 먼저 보는지에 대해서도 파악하고, 그것에 대한 비난과 비판을 하기에 앞서서, 자신과 다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이해와 수용을 하겠다는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데 이론적으로는 쉽지만 실제의 삶 속에서는 어렵다고 말을 한다. 예를 들어서 아내가 남편에게 혹은 남편이 아내에게 무엇인가 다른 관점의 말을 건넸을 때, 여기에 대해서 상대방이 이론을 제기하면, 먼저 말문을 연 사람은 상대방이 자신의 인격과 자존심을 무시한 것으로 오해를 하거나 왜곡을 하여서, 감정적으로 대응을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오해와 왜곡이 관계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부부상담에서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접근을 하고, 개입을 하며, 중재를 하고, 훈련을 하게 된다. 그래서 서로가 다른 것에 대한 수용의 자세도 배우고, 상대방에 대한 오해보다는 이해를 하고자 하는 훈련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자신의 문화적 배경에 대한 성찰과 함께, 새로운 부부간의 문화를 만드는 것에 회피나 무시가 아니라, 능동적이자 창의적으로 활동하도록 격려하고 지지하는 것이 바로 부부상담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한계는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고, 자신이 생각하고 싶은 것만 생각하고, 자신이 행동하고 싶은 것만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관점에서 서로간의 타협을 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부부들은, 매우 위험한 폭탄을 하나씩 가슴 속에 품고 사는 것과 비슷하다. 서로 사랑한다고 하지만 관점 때문에 갈등과 싸움이 이어지는 부부인가? 전문가와 함께 이러한 부분에 대한 부부상담을 받아보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