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심리칼럼]자존감 (2)

공진수 센터장 2014. 7. 8. 18:00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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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둘을 둔 집안의 맛사위가 된 A. 항상 처가에 가면 백년손님처럼 대접을 받아서 기분이 좋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처가만 다녀오면 아내와 다투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운전 중에 말다툼을 심하게 하는 바람에 큰 사고가 날 뻔도 했다. 이렇게 말다툼을 하고 며칠이 지나면 왜 싸웠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처가만 다녀오면 말다툼 하는 것이 늘었다는 것은 A도 그리고 아내도 인정하는 바였다. 그래서 그 원인을 살펴보기 시작하니, 처제가 결혼한 이후부터 이러한 현상이 잦아진 것 같았다.


사위가 두 명 생기자 장인 장모는 의도적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둘째 사위에게 더 살갑게 대해주시는 것처럼 느낀 A. 그날부터 A의 마음 속에는 불편함과 불쾌감이 자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A는 생각하기를 장인 장모에게 잘했어도 자신이 더 잘하고 더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데, 왠지 장인 장모는 새로 들어온 동서를 더 인정하고 더 잘 챙겨주는 듯하니, 처가만 다녀오면 그 화풀이를 아내에게 했던 것이다.


점점 이러한 횟수가 늘자 아내는 본가 다녀오는 스트레스 때문에 본가에 가는 발걸음을 더 줄였고, 이러한 것이 이어지자 장인 장모는 그 이유도 잘 모르면서 A에 대한 섭섭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점점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미궁의 소용돌이 속에 빠져 들어가는 듯하였다. 결국 부부상담을 신청해서 심리상담의 자리에 나온 A와 그의 아내.


심리상담 속에서 A의 과거를 알게 되었으니, 그것은 처가와는 다르게 아들 둘만 있는 가정에서 차남으로 자란 A. 부모는 형을 아버지가 없을 때 가장처럼 여기라면서 가정교육을 하였고, 무엇이 생겨도 그리고 무엇을 먹어도 형부터 챙기는 분위기 속에서, 항상 열등감과 2인자의 서러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것이 계기가 되었는지, 나중에 결혼을 하면 맛사위가 되어야지 했는데, 그것은 현재의 아내를 만나면서 소원을 이루었으나, 처제의 결혼과 함께 동서가 생기면서 자신의 것을 빼았겼다는 느낌에 A는 과거의 아픔이 떠올랐는지도 모른다.


그렇다. 자존감에 상처가 생기면 왠지 모르게 열등감이 더 앞선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대해주는 것에서 섭섭함도 빨리 느끼고, 곡해와 왜곡을 해서 오해도 잘 한다. 자신의 콩은 작아 보이고 남의 콩은 커 보이기도 한다. 여기에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안정 그리고 학력의 차이나 타인의 인정 등에서 열듬감이 생기면, 타인을 비난하기도 하지만 자신을 비난하기도 하면서, 심리적, 정서적 그리고 정신적 스트레스를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오해가 마음 한 구석을 자리잡기 시작하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것도 그렇지 못한다.


A에게도 그러한 경우가 있었다. 처가 모임에서 시간을 맞추어 도착한 A.그런데 동서와 처제는 약속 시간보다 30분이나 늦게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장인 장모는 '살다보면 그럴 수 있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것이 아닌가? 더군다나 손위인 A에게 동서는 미안한 기색을 하기보다는 농담을 던지며, '지하철이 펑크가 나서요?' 하고 웃어 넘기는 것에 A는 폭발할 뻔도 했다고 했다.


결국 어릴 때의 열등감에 의한 자존감 하락이 결혼 이후에도 처가와 동서 등의 관계 속에 그대로 투사가 되면서, 자신의 자존감 관리에 어려움을 겪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열등감은 필요하다. 그 열등감을 극복하고자 많은 사람들은 몸부림을 치다가 인류에 큰 성과를 낸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이러한 열등감이 자신을 누르고 타인을 누르기 시작할 때, 이것은 극복도 승화도 아닌 무기가 되어 버린다. 그리고 이 무기는 일단 자신의 자존감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따라서 열등감을 무서워할 필요는 없으나, 과도한 열등감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면, 이 열등감의 파괴력도 무시해서는 안된다.


혹 과도한 열등감 속에서 자존감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가? 그 원인과 이유를 찾는 것이 먼저 필요하다. 무엇을 변화시킨다는 것은 그 원인과 이유를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