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심리칼럼]자존감 (4)

공진수 센터장 2014. 7. 9. 08:00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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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에서 성격 좋다는 소리를 듣는 A는, 다음과 같은 일이 벌어지면 그 원인에 대해서 과도하게 몰입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서 정시 출근을 위해서 나름대로 열심히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지만, 타고가야 할 버스를 간발의 차이로 놓치기라도 하면, 그 원인에 대해서 자신을 비난하는 습관이 있다는 것이다. 좀 더 일찍 일어날 걸, 화장을 하는데 시간을 절약할 걸, 아침 식사를 조금만 하고 올 걸 등등..... 어떤 사건에 대해서 귀인을 하는 것인데 이러한 귀인이 너무나 과하다 보니, 위에 적은 일과 같은 일이라도 벌어지면, 하루 종일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짜증을 내기도 하고, 우울해 하기도 하는 등, 스스로 생각해도 감정을 종잡을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그런데 이러한 귀인에 대해서 긍정적 귀인보다는 부정적 귀인을 더 빨리 그리고 더 많이 하다보니, 삶에 즐거움도 없고 삶에 활력도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자신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라고 수없는 코칭을 통해서 듣고 알고는 있지만, 막상 일이 벌어지면 다시금 자신을 부정적인 존재로 몰아세우는 것에 짜증이 폭발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이러한 모습을 동료들에게 보여주기 싫어서, 항상 좋은 성격의 소유자처럼 연극을 해야 하니, 기분 나쁘게 시작한 하루를 보내고 나서 집에 돌아올 즈음이면 자신의 모습이 다 타버린 숯덩어리 같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A는 과도한 부정적 귀인 속에 살아가는 사람 중의 한 명 같았다. 사실 우리가 살다보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들이 있다. 예를 들어서 비교적 정시에 운행되는 전철이나 지하철 등은 예측도 가능하여 우리의 통제감에 불편함을 주지 않지만, 버스와 같은 교통수단은 그 때 그 때 교통상황에 따라서 예측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통제감을 벗어날 때도 있다. 어떨 때는 빠르게 와서 버스를 놓치기도 하고, 어떨 때는 너무 늦게와서 직장에 지각하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그럴 때 그 원인와 이유를 알고 싶어하는 우리의 심리 속에서 귀인을 하게 되는데, 이럴 때 어떤 귀인을 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부정적인 귀인을 많이 사용하다 보면 자신의 능력이 부족한 것 같고, 운도 없는 사람처럼 비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모든 원인이 자신인 것 같아서 화가 나기도 한다. 그냥 버스를 놓친 것 뿐인데 다른 사람들은 다 행운이 있어서 제 시간에 버스를 타고 가는 것 같고, 자신만 항상 버스를 놓쳐서 지각할까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는 사람처럼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뭔가 피해를 보는 듯하고 뭔가 부족한 듯한 자신의 모습과 존재에 대한 자존감이 떨어지게 된다. 더군다나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은 숨긴채, 동료들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자 노력을 하다보면, 이중인격자처럼 스스로 느껴지기도 하고, 다른 면으로는 동료들이 이러한 자신의 모습을 혹시 알게 되면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하여 걱정을 하기도 한다고 한다.

 

우리에게 자존감이 필요한 것은 위에 예를 든 것과 같은 상황 속에서 자신을 적절하게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하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과 환경 속에서 비교적 통합적 사고를 한다고 한다. 위의 사건처럼 버스를 놓치더라도 그것 때문에 과도하게 자신을 자학하거나 비판하지 않으며, 다음에 도착하는 버스를 이용하겠다고 생각하고 행동하거나 정 급할 경우에는 택시를 이용하면서 상황을 수용하는 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존감이 낮아지면 모든 것에 불만이 생길 수 있다. 버스가 늦게와도 불만이요, 버스 속에 사람이 많아도 불만이다. 너무 빠르게 버스가 달려도 불만이고, 너무 느리게 버스가 달려도 불만이다.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특히 자신을 바라보는 렌즈에 이상이 생기면, 자신을 과대평가하거나 과소평가하기도 하고, 타인에 대해서도 과대평가 혹은 과소평가를 하면서, 인간관계 속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따라서 우리는 어떠한 상황이 발생되었을 때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고 상황인지를 적절하게 하는 훈련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운이 없어서도 아니고, 자신의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다. 이럴 수도 있고 저럴 수도 있는 다양한 경우의 수 중에, 어느 한 가지의 경우에 잠시 직면했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억압하거나 비난하지 말고 그 상황을 능동적으로 수용하는 것, 이러한 것이 바로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고 있는 징표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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