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심리칼럼]자존감 (1)

공진수 센터장 2014. 7. 8. 12:45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아동심리상담사/놀이치료사 지도교수 

부부심리상담사

음악심리상담전문가 (음악치료사)

미술심리상담사 (미술치료사)

가정폭력 전문상담원

학교폭력 예방상담사

에니어그램 상담사

 

www.동행심리치료센터.kr 

전화문의 & 강의의뢰 : 070 4079 6875 / 070 4098 6875

메일문의 : kongbln@daum.net


결혼 후 몇 년 만에 동창회에 다녀온 A. 그런데 그 날 이후로 마음이 우울하기도 하고 왠지 화가 나기도 하는 것에 마음의 안정을 찾기가 어려웠다. 그 이유는 이랬다. 오랫만에 가 본 동창회에서 학창시절 공부도 못하고 사회성도 떨어졌던 어떤 동창생을 만난 것인데, 인생역전이라고 했는지 사회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남편을 만나 결혼한 동창생 B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것이다.


인생이 성적순도 아닌데 왠지 자신보다 더 잘 된 것 같은 그리고 자신보다 더 잘 나가는 듯한 B를 만나고 나기 충격이 왔던 것이다. 더군다나 그 날 따라 동창들이 B 옆에만 모여서 즐겁게 이야기하는 듯하고, A는 외면하는 듯한 분위기 속에서 속이 상할대로 상한 A. 그래서 집에 돌아오자 마자 왠지모를 화를 내기 시작했는데, 막상 남편은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A의 마음을 읽어주기는 커녕, '뭐 그 딴 일로 그래'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에 더욱 화가 치밀어 올랐다고 한다.


동창회 이후 다시는 동창회에 가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도 들고, 동창생들의 연락이 오는 것도 짜증이 났다. 아울러 동창생들이 추가로 전하는 B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과민하게 반응을 하면서,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창생들을 당황하게 만들기도 했다. 아울러 자신의 처지가 너무 형편없는 것 같아서 자괴감도 들고, 그저 평범하게 보이는 남편이 믿게 보이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자존감에 상처를 받아 벌어진 일이다.


인간이 살면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의식주 말고도 수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그 중에는 가치관이나 인생관, 혹은 신념이나 정체성 같은 것들도 분명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것 중에는 자존감도 필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자존감에 상처가 생기게 되면, 불필요한 생각과 사고에 빠질 수 있고, 그리고 그 생각과 사고가 다시금 행동과 삶을 지배하면서 연약한 인간을 괴롭히기 시작한다. 우울해지기도 하고, 불안해지기도 하며, 분노하게 되기도 한다. 그 이유와 원인은 잘 모르겠으나 마음 저 한 구석에 이러한 것들이 자리를 하면서 우리를 힘들게 한다.


고민을 하다가 지인들에게 속마음을 터놓기는 한계가 있어서 심리상담을 받기로 했다. 그래서 시작한 심리상담 속에서 내담자는 마음 저 깊은 곳에 비교의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는 비교의식. 이러한 비교의식은 어릴 때 부모로부터 전수받은 것 같다고 했다. 성적이 조금만 떨어져도 타인과 비교해서 자극을 주던 부모. 그래서 남들보다 더 잘해야 했고,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신념이 마음 속에 자리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신념대로 학창시절에는 비교적 성취감도 있고 만족도도 높았는데, 막상 사회생활을 하고 결혼생활을 해 보니 전혀 다른 삶이 전개되는 것에 삶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럴 찰나에 동창회에 가서 인생역전을 한 듯 한 동창생을 보는 순간, 자신의 삶이 실망스럽고 자신의 인생이 가엽기 시작했다. 왠지 동창생들도 자신을 동정하는 듯하여 동창회 자리가 불편하기 그지 없었는데, 평상시에 자존감 관리를 잘 했더라면 이러한 환경을 잘 극복할 수 있었을 것을 그렇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과도한 비교의식은 자신을 괴롭힌다. 우리 모두는 어떤 대상과 비교해서 존귀한 것이 아니다. 그저 우리 자신이 존재함 그 자체가 경이로운 것이고 존귀한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소유와 자랑거리 그리고 타인의 인정 등을 받아야 존귀하고, 그렇지 못하면 존귀하지 않다는 왜곡된 관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남보다 더 많이, 남보다 더 빨리, 남보다 더 더 더 하면서 자신의 삶을 소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 자신을 돌아보자. 혹 과도한 비교의식 속에서 살아가는 모습은 아닌가? 비교의식이 승화될 경우에는 크나큰 동력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자신을 억압하고 자신을 죽이는 무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과도한 비교의식이 있다면, 이러한 의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자존감이 회복되고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자존감의 힘과 에너지로 환경을 극복하며 자신의 삶에 활력을 넣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