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자아정체성

공진수 센터장 2014. 11. 4. 18:38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아동교육아카데미 놀이치료사 지도교수 

부부심리상담사

가정폭력 전문상담원

학교폭력 예방상담사

음악심리상담전문가

미술심리상담사

에니어그램 상담사

 

www.동행심리치료센터.kr 

전화문의 & 강의의뢰 : 070 4079 6875 / 070 4098 6875

메일문의 : kongbln@daum.net


중학교 등에 가서 청소년들에게 자아정체성이 있는지 질문을 해 보면, 많은 청소년들이 이 부분에서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그나마 자아정체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긍정적인 부분보다는 부정적인 자아상을 가진 청소년들이 많다. 세상살이가 너무 빡빡하고, 학업활동이 녹녹치 않으니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하고 있는데 막상 직면하기는 싫으니, 자신에 대한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집단 심리상담을 하면서 '너희들에게 필요한 것은 성적보다 자아정체성'이라고 하면 아이들은 약간 당황해 한다. 공부, 공부, 공부만 듣고 자란 아이들에게 자아정체성이란 것은 그저 피상적인 단어처럼 다가오는 것 같다. 그래서 공부를 잘하면 자아정체성이 있는 것이라고 믿고 있고, 그렇지 않으면 자아정체성이 없는 것으로 믿는 것 같기도 하다. 많이 왜곡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공부는 자아정체성이 아니다. 더군다나 공부를 잘 한다고, 자아정체성이 있는 것은 더욱 아니다. 공부는 하나의 수단이고 하나의 방법일 뿐, 공부가 목표가 될 수 없고 목적이 될 수 없다. 자아실현을 하기 위해서 공부를 하는 것이지, 공부만 잘하면 자아실현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은 직업을 갖는 것에서도 비슷하다. 어떤 직업을 갖든지 간에 그 직업을 통해서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지, 그 직업이 인생의 목표와 목적이라면 실직하는 순간 우리는 이 세상에서 사라져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자녀들에게 자아정체성에 대한 개념에서부터 어떤 것이 자아정체성인지를 알려주고 가르쳐주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아정체성은 특별히 청소년 시기를 보내면서 확립이 되도록 해 줄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인생의 목표도 인생의 목적도 없이 그저 바람 부는 대로, 물 흐르는 대로 이리 저리 휩쓸려 지나가는 인생이 될 수 있으며, 보람찬 인생보다는 후회가 가득차는 인생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중요한 한가지는 자아정체성에 대해서 부모들도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돈만 많이 벌면 되는 것처럼, 지위만 올라가면 되는 것처럼 자녀들에게 왜곡된 자아정체성을 심어주는 부모들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돈을 벌지 못하면, 지위가 높지 않으면 자아정체성도 사라지고, 자존감도 낮아지며, 열등감만 가득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결국 열등감에 쌓인 부모들은 그들의 자녀를 통해서 다시금 보상을 받으려고 한다. 그래서 자녀가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들어가면 그 자부심에 인생을 살지만, 그렇지 못하면 자녀들에게 불평을 털어 놓거나 그들을 무시하면서 살기도 한다. 그러면 자녀들은 더욱 더 큰 자책감과 죄책감 속에서 정작 중요한 것은 챙기지고 못한 채, 기가 팍 죽어서 살아가면서 무기력 존재감으로 살아간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청소년들의 자아정체성을 알고 싶다면, 그들이 장차 되고 싶어하고 획득하고 싶어하는 직업을 물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직업을 선택한다는 것은 그들이 가치관이 그곳에 있을 수 있으며, 거기에 합당한 자아정체성을 가졌다고 유추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만드는 것은 매우 위험한 투자인 셈이다.


자아정체성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삶의 이정표와 같은 것이다. 이정표 없는 인생이란 자유로울수도 있지만, 혼란스러울수도 있다. 따라서 자아정체성이 잘 형성되도록 도와주는 부모가 있다면, 자녀들은 매우 행복할 것이다. 부디 최고가 되라고 말하기에 앞서서, 어떤 사람이 되고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에 대해서 진지한 관심을 주는 부모가 된다면, 이런 부모를 둔 자녀들은 마음이 든든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