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부부폭력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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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상담을 의뢰해 오는 부부들을 만나서 부부상담을 진행해 보면, 그들의 갈등 이면에 부부폭력이 존재함을 느낍니다. 물리적 폭력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언어적 폭력 등이 존재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칼과 총을 겨누는 언행이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러한 부부폭력에 대해서 그것을 폭력으로 인지하지 않거나 부정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특히 행위자보다는 피해자 입장에서 이런 입장을 취하는 분들을 만날 때면 깜짝 놀라게 되는 것도 사실이랍니다.

그럼 부부폭력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폭력으로 인지하지 않거나 부정하는 피해자의 입장은 무엇일까요?

가장 먼저 생각해 볼 것은 학습된 무기력이 있을 수 있지요. 한번 두번 폭력을 당하다 보면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무기력이 학습된답니다. 그래서 폭력에 대해서 무감각해지는 것이죠. 따라서 부부폭력을 당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하거나 폭력상황에서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지요. 그러다 보니 폭력 행위자는 더욱 더 폭력적으로 변하고, 피해자의 무기력한 반응은행위자의 폭력을 강화되는데에 일조를 하게 되는 것이랍니다. 매우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지요.

다음으로 생각해 볼 것이 부부폭력을 애정으로 생각하는 경우이죠.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는 이해가 되지 않겠지만, 실제로 이렇게 인식하는 분들도 있답니다. 관심이 있으니까 그리고 사랑을 하니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왜곡된 사고를 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렇게 생각을 하고 인식을 해야 폭력을 당하는 자신을 위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인데요, 특히 이런 분들은 성장기 때 부모에게 체벌을 받으면서 '다 너를 사랑하기 때문에 이러는 거야'와 같은 말을 들으면서, 자신의 보호보다는 상대방의 사랑이라는 주장을 왜곡되게 내면화 시킨 분들이 많지요. 그래서 무관심보다는 다투고 싸우는 것이 애정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고 기회라고 생각하는 경우이죠. 매우 위험한 사고가 아닐 수 없답니다.

그 다음으로는 부부폭력 행위자에 대해서 자신을 보호하는 자세를 취하는 피해자가 행위자에 대해서 배신하는 행위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죠. 그래서 칼을 들고 설치면서 죽이겠다고 나서는 배우자에 대해서, 혹은 목을 조르기까지 하면서 죽이겠다고 나서는 배우자에 대해서 저항 한번 하지 못하고, 주변에 도움 한번 요청하지 못하는 분들도 꽤 있었답니다. 매우 위험한 과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것을 주변인이나 도움의 손길에게 공개를 하는 것은 행위자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느끼고는, 매우 위험한 비밀을 소유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지요. 또한 도움을 요청하는 것에 대해서도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낮은 자존감 때문에 부부폭력에 대해서 당연시 생각하는 경우도 있더군요. 자신은 배려받을 존재가 아니고 무시받아도 어쩔 수 없는 존재라고 스스로가 자신을 낙인찍는 경우죠. 성장기 때에 가족 내에서 따돌림이 있었거나 학창시절에 또래로부터 따돌림을 당한 분들의 경우, 자신의 따돌림에 대해서 합리화 시키기 위해서는 자신을 무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답니다. 이런 대우를 받을 수 밖에 없는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게 되면, 주변의 무시와 따돌림에 대해서 저항감이나 억울함이 줄어들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것이 오랫동안 지속되다 보면, 부당한 것에 대해서도 '자신이 못났으니 당연한 것이다' 라는 내부귀인을 하면서, 자신을 위로하거나 자신을 포기하는 사고를 갖는 경우이죠. 결국 낮은 자존감이 문제가 되는 경우랍니다. 그리고 이렇게 낮은 자존감의 소유자에게 행위자는 '이렇게 된 것이 다 당신 때문이라고' 주장을 하면서, 그 사고를 더욱 강화시켜 버리기도 하지요.

부부폭력은 부부만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답니다. 자녀가 있다면 자녀들에게 무의식적으로 부부폭력이 내면화되면서, 나중에는 자녀들도 부부폭력에 대해서 무감각해지거나 모방을 하게 되는 모방학습을 하게 되지요. 따라서 부부의 삶 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삶을 위해서도 부부폭력은 반드시 치료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치료작업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이혼도 생각을 해 보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시간이 흐르면 해결되겠지' 하고 해결노력을 뒤로 미룰 경우, 나중에 황혼이혼으로 이어지거나 극단적인 경우에는 부부살인이 벌어지기도 하지요.

폭력 이야기를 하다보니 너무 강한 이야기를 적지 않았는지 조심스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폭력은 폭탄을 가슴에 품고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기에,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되어 몇 자 적었습니다. 부부폭력에 고통을 받는 부부들께서는 가까운 곳의 부부상담 전문가를 꼭 만나시길 바랍니다. 부부폭력의 원인과 해결에 대해서 진지하게 접근을 해 보시길 바랍니다. 특히 첫 부부폭력이 벌어졌을 때의 대처가 매우 중요합니다. 한번을 무시하면 두번 세번은 더 이상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