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신용관계냐? 신뢰관계냐?

공진수 센터장 2015. 2. 1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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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신용사회 속에 살아가고 있지요. 그렇다 보니 인간관계 역시 신용관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요, 특히 가족과 같이 선택과 결정보다는 자연적으로 그리고 숙명적으로 이어진 관계까지도 신용관계로 이어지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면 가족과 같은 관계는 신용관계가 아니라, 신뢰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오늘은 여기에 대해서 몇 자 적어 볼까요?


여러분들은 신용관계 하면 어디가 혹은 무엇이 떠오르나요? 은행에서 돈이라도 빌리려고 하면 요즈음은 그 사람의 신용도에 대해서 민감하게 다가오지요! 그렇습니다. 신용관계란 바로 계약적 관계라고 할 수 있고요, 신용이 생기기 위해서는 은행거래 실적이나 그 사람이 소유한 재산 등과 같은 조건 등이 필요하게 되지요. 이러한 것이 바로 신용관계인데요, 이러한 것이 신뢰관계와 혼란을 주거나 신뢰관계도 신용관계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더라는 것이죠.


그럼 신뢰관계는 무엇일까요? 이것은 인격적 관계이며, 그 사람의 소유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이죠. 예를 들어서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신용관계가 아니라 신뢰관계여야 하지요. 부부간의 관계도 역시 신뢰관계여야 하지요. 그런데 어떻습니까? 우리는 신용관계도 신뢰관계에도 모두 서툴지 않은가요?


특히 부모와 자녀 관계를 한번 볼까요? 많은 부모들은 자녀들을 자신의 소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요. 물론 자녀의 몸 속에는 부모의 DNA가 각각 50 퍼센트씩 존재한다고 하네요. 그런데 이러한 것이 주식투자처럼 지분은 아니지 않은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모는 자녀들을 자신의 아바타처럼 생각하면서, 인격적으로 대우하거나 배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심지어는 자녀가 부모의 말을 잘 들으면 사랑해 주고, 그렇지 않으면 미워하고, 공부를 잘 하면 좋아하고, 그렇지 않으면 싫어하는 등, 은행에서 신용도가 다른 고객을 상대하는 듯한 자세를 가질 때도 있지요. 그러니 이것이 어찌 신뢰관계가 될까요? 신용관계 못지않은 계약적 관계처럼 되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그럼 신뢰관계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이미 앞에서 적은 것처럼 신뢰관계는 어떤 소유에 의해서 형성되는 것이 아닙니다. 부자 부모라고 해서 자녀들과 신뢰관계가 잘 맺어지고, 학식이 높은 부모라고 해서 자녀들과 신뢰관계가 강한 것도 아니더군요.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나는 아동 그리고 청소년 중에도 부모에게 섭섭함과 원망이 있는 것을 볼 때 말이죠. 그럼 어떻게 해야 신뢰관계는 만들어질까요? 그것은 바로 평소의 언행에서 결정이 됩니다. 일관성 있는 행동과 책임을 다하는 표현 등에서 신뢰가 생기는 것이죠. 그 때 그 때 달라지는 부모의 모습 속에서는 신뢰가 생길 수 없으며, 그 때 그 때 달라지는 자녀의 모습 속에서도 신뢰는 만들어질 수 없겠지요.


이제 명절을 며칠 앞두고 있네요. 모이면 화목한 가족들이 있는 반면에, 모이면 싸우는 가족들도 있다고 합니다. 1년에 한두 번 만나면서 평소의 감정을 명절에 폭발시키는 가정들이 바로 후자의 가정들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바로 평소의 신뢰관계가 잘 형성되지 않았을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금이라도 갈등과 상처를 극복하고 행복한 명절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울러 가족관계는 신용관계가 아니라 신뢰관계라는 것, 한번쯤 되새겨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