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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상담을 해 보다 보면 재미있는 것이 있는데요, 다음과 같은 것이죠. 남편을 아내를, 아내는 남편을 비난하면서 하는 말 중에는 '제가 같이 살아보아서 상대방을 잘 아는데요.....' 라고 하는 말이랍니다. 그래서 인내심을 갖고 부부상담을 진행해 보면, 부부상담 초반에 이야기했던 상대방에 대해서 잘 안다고 하는 것은, 착시현상이나 환상이었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하죠. 결국은 상대방에 대해서 잘 몰랐다는 것을 인정하게 되는 것인데, 관계의 문제는 상대방을 잘 안다고 착각하는 시간부터 생기기 시작한다는 것 아시나요?
만약 여러분이 어떤 분을 처음 만났다고 하지요. 그럼 어떻게 그 사람을 대할 것인가요? 일반적으로는 상대방을 잘 모르기 때문에 언행을 조심할 것입니다. 아울러 상대방을 나름대로 배려하는 언행을 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인간은 잘 모르는 사람을 상대해야 할 때에는 매우 조심스럽게 언행을 합니다. 그런데 조금씩 상대방을 알았다고 생각하거나 친근하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그 조심성과 배려심은 서서히 사라지죠.
그래서 호칭부터 편하게 되고,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도 조금은 덜 조심스러워집니다. 그런데 부부와 같이 법적으로 관계가 묶이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서로 조심하고 배려하던 마음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자신과 다른 부분에 대해서 통제하고 제한하고 거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면 변화하기를 요구하죠. 그런데 이러한 요구가 좌절되면서 문제가 생깁니다. 그 때부터는 상대방의 다름을 틀림으로 오해하거나 상대방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인식하기 시작하죠. 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나면 상대방의 태도와 자세에 대해서 잘 아는 듯이 말을 합니다.
따라서 정작 주어야 할 정보까지도 주지 않으면서, 상대방이 자신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죠. 자기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살아가면서 자신의 말을 상대방이 100퍼센트 들어주고 따라주면 그 이상 좋을데는 없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 부분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나쁘거나 틀리다고 생각하고, 따라서 앞으로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고 과일반화 하다 보면, 부부간의 소통은 어디론가 사라지게 되면서, 오해와 추측이 난무하는 부부관계가 형성이 되죠.
그래서 부부상담 속에서 상담사와 함께 부부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상대방이 저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지 몰랐다고 깜짝 놀라는 부부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평소에 상대방에 대해서 잘 안다는 착각 속에서 얼마나 대화와 소통에 소홀히 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죠. 부부간에 갈등이 심하다면 이런 생각을 해 볼 필요도 있답니다. 상대방을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이라고 말이죠. 그렇다면 우리는 조심성과 배려심을 가졌던 것처럼 상대방에 대해서 과도한 판단과 추측을 하지 않게 될 수도 있죠. 잘 모르기에 서로 알아가야 하고, 혹 자신과 다른 생각과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 때문에 화가 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제 막 만나서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죠.
혹 상대방을 잘 안다고 착각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그래서 자신의 관점에서 상대방을 이렇게 저렇게 판단하고, 비난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그리고 이러한 것 때문에 문제가 문제화 되고, 갈등이 폭발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스스로를 다시금 돌아보며 처음 서로를 알아가던 시간을 다시금 반추해 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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