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부부상담]잘못

공진수 센터장 2015. 3. 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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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상담을 해 보다 보면 다음과 같은 딜레마에 빠진 부부들을 많이 보는데요, 결혼 전에는 자기 마음에 쏙 들도록 언행하던 배우자가, 결혼 이후에는 꼭 일부러 그러는 듯 잘못된 언행을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자기의 마음을 속상하게 한다고 주장하는 부부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요, 이러한 주장을 하는 부부들의 결론은 상대방이 잘못을 하고 있고 상대방의 책임이 크거나 많다는 것이죠.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함정이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상대방을 비난하는 사람에 대한 것이죠. 이 세상 일에는 많은 부분이 상대적이기에 어느 한 쪽의 잘못만 있는 경우는 드물죠. 결혼 전에는 서로가 상대방을 바라보는 것에 있어서 편향적일 수 있지요. 듬직한 남성을 원했던 여성은 듬직한 부분만 보려고 하지요. 애교를 원하는 남성은 애교에 대한 부분만 보려고 하지요. 그러다 보니 호감이 가고 서로에게 잘 맞는 것처럼 느껴지지요.


이런 과정 속에서 결혼을 하게 되고 부부로서 인연이 되고 나면, 그 때부터는 서로가 원하지 않았던 혹은 서로 보지 못했던 부분들이 드러나게 되지요. 그리고 이 부분을 가지고서 다투기 시작합니다. 듬직함이 무뚝뚝함으로 보이기도 하고요, 애교가 너무 가벼운 사람처럼 느껴지게 하는 부분으로 느껴지기도 하지요. 그래서 서로가 상대방에 대해서 자신의 입장에서 원하는 모습으로 바꾸려고 공격을 하기 시작한답니다. 이것이 바로 부부의 싸움이고 부부의 갈등이 되는 것이죠.


결국 싸우고 갈등을 벌이다가 지치게 되면, 그 때부터는 상대방의 과실과 잘못 그리고 책임을 운운하기 시작합니다. 모든 것이 아내 때문이거나 남편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죠. 그리고 이러한 타당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서로 상대방의 가문까지 들먹이면서 이렇다니 저렇다니 하고 확전을 시키기도 합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상담사를 찾아오기도 하지만, 상담이라는 것이 각자의 타당성을 인정받으려고 하는 부부들을 볼 때에는 마음이 아프답니다.


부부상담이든 다른 상담이든 상담을 하는 목적은, 타인을 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보려고 하는 것인데 말이죠, 상담의 현장까지 와서 자신의 모습은 보지 않고 상대방의 모습만 보고, 자신의 입장에서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고 비난하기 시작하면, 상담은 말 그대로 전쟁터 한 복판으로 들어가 있는 느낌을 받게 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회기 한 회기 상담을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보기 시작하는 부부들을 보면, 부부상담사로서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합니다.


궂이 잘못을 따지고 싶다면 상대방을 제대로 보지 못한 자신의 잘못도 함께 보아야 합니다. 아울러 지금의 문제에는 상대방만 있는 것이 아닌 자신도 함께 하고 있다는 것도 느껴야 합니다. 따라서 문제의 해결에는 상대방의 변화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것. 이러한 것들을 제대로 인지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 말로 관계 속에서 정말 큰 잘못을 하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