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진수 센터장 소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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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부부상담에 나온 부부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무엇일 것 같은가? 배우자가 밉다는 말일까? 배우자가 싫다는 말일까? 아니다. 내가 가장 많이 듣는 말로는 답답하다는 말이다. 배우자를 바라 보고 있으면 답답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떨 때 답답하다고 할까? 그것은 자신의 마음을 몰라줄 때, 많은 사람들은 상대방에 대해서 답답해 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런 부부일수록 주장하기를 상대방에 대해서 잘 안다고 주장을 한다. 그래서 자신이 이런 말과 행위를 하면, 배우자가 어떻게 나올지 다 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부부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나중에 고백하는 말이 있다. 제가 배우자에 대해서 너무나 몰랐군요라는 말이다.
그렇다. 우리는 자신도 잘 알지 못하는데, 타인에 대해서는 더더욱 잘 모른다. 아울러 무슨 질문을 던지거나 무슨 행위를 할 때, 모든 사람들은 자신만의 해답과 결과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해답과 결과에 대해서 상대방이 다른 반응을 보이면 그 때부터 답답해 하고,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다면서 공격을 하거나 비난을 하기도 한다. 물론 설득을 하고 이해를 하도록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러한 것이 한계에 도달하게 되면 반대로 공격과 비난의 강도가 강해지기도 한다. 아니 더욱 심한 경우에는 선입견과 고정관념으로 상대방을 판단해 버린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상처를 주고 받는다. 아울러 상대방에게 주던 관심과 사랑을 주지 않는 것 뿐만 아니라, 그동안 주었던 관심과 사랑을 회수하기도 한다. 그러니 부부관계는 병에 걸리게 되고, 병을 치료하지 않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남는 것은 고통과 두려움이요, 나중에 치료를 하려고 해도 흉터가 남을 것 같기도 하고, 과연 치료가 잘 될까 하는 의구심과 두려움 때문에 방치를 하기도 한다.
한편 남녀가 오랜 기간 동안 연애를 해도, 상대방에 대해서 매우 제한적인 부분만 안다. 그것도 자신이 보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만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녀는 약간의 공통분모가 있어도, 서로에 대해서 호감을 가지고 인연을 맺는다. 그리고 인연이 부부관계로 이루어지면, 상대방에 대해서 엄청나게 많은 것을 아는 것처럼 착각하면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탐구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이래라 저래라 하면서 자신의 스타일대로 만들려고 한다.
특히 자신이 원하는 틀과 다른 스타일이 상대방에게서 보일 때에는, 더욱 더 억압적이고 강압적으로 자신의 스타일대로 만들려고 한다. 그러나 이것도 쉽지 않으면 상대방의 성격을 운운하고 인격을 운운하면서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그 상처로부터 오는 부정적 에너지 그리고 불쾌한 에너지를 받고는, 왜 자신을 힘들게 하냐고 배우자를 다시금 다그치기도 한다.
이러한 것은 부부간의 대화를 들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상대방의 말을 진득하게 들어주거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감정을 공유하는 등의 경청과 공감을 하는 부부들이 의외로 적다. 무슨 말만 꺼내면 자신의 입장에서 판단하거나 듣고 싶은 것만 듣고서는 말귀를 못 알아 듣는 부부들이 참 많다. 그러니 이러한 방법으로 대화와 소통을 하면서 갈등이 생기지 않는다면, 그것이야 말로 비정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부부로 산다는 것은 서로에 대해서 좀 더 겸허하게 알고 배우며 이해하는 관계여야 한다. 결혼을 했으니 이제는 모든 것을 안다든지 혹은 10여년 이상을 살았으니 상대방에 대해서 다 안다는 등의 착각은, 부부의 관계에 매우 위험한 요소가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상대방을 잘 안다는 듯이 표현하는 것은 매우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신에 대해서도 1퍼센트 정도 알다가 생을 마치니 말이다.
많은 부부의 갈등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에 대해서 얼마나 잘 아느냐 그렇지 않으냐의 문제가 더욱 크다. 그리고 서로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 속에서 중요한 것은, 대화와 소통을 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표현이 없는 곳에는 온갖 추측과 혼란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표현을 해도 알듯 말듯 한 것이 우리의 삶이다.
혹 여러분의 부부관계가 갈등이 심하다면, 그래서 답답하다면 부부상담을 받아보길 바란다. 상대방의 성격을 고치려고 덤비거나 시시비비를 위해서가 아니라, 부부의 대화 방법은 어떠한지 그리고 부부의 소통 방식은 어떠한지 한 번쯤은 검진을 받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자동차도 적절한 기간이 되면 안전을 위해서 점검을 하는데, 하물며 사람인 우리가 심리적 그리고 정서적으로 검진을 받아보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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