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칼럼

[부부연구]너무 늦게 찾아오는 부부

공진수 센터장 2015. 6. 13. 18:37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놀이심리상담사 지도교수 

부부심리상담사

가정폭력 전문상담원

학교폭력 예방상담사

음악심리상담전문가

미술심리상담사

에니어그램 상담사

작곡가

 

www.동행심리치료센터.kr 

전화문의 & 강의의뢰 : 070 4079 6875 / 070 4098 6875


신혼부부이든 몇 년 동안 부부생활을 한 부부이든, 부부상담에 나오는 부부들 중에는 너무 늦은 시기에 상담센터를 찾는 부부들이 많다. 이혼 서류를 접수하고 나서 부부상담에 나오는 부부들을 상담하면서 이러한 것을 더욱 느낀다. 그동안 부부 갈등과 함께 이혼이라는 선택을 할 때까지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류까지 접수한 후에 찾아오는 부부들을 만나보면, 한편으로 그들의 심정을 이해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부부들도 참 많다. 좀 더 조기에 개입상담 혹은 중재상담과 함께 치료 및 예방 상담을 받았다면, 최악의 상황에 빠지지 않을수도 있었을 부부들이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 중에는 이런 부부들이 있다. 부부간의 갈등을 부부 사이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각자의 원가족을 개입시킴으로써, 문제가 더욱 복잡해지고 그 결과 더 이상 돌아오지 못할 다리는 건넌 경우이다. 또 이런 부부도 있다. 서로간의 대화와 소통 방법만 조금 변화시켜 주었어도, 부부 갈등을 해결하고 극복할 수 있는 부부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시도조차 하지 않음으로써 이혼에 이르는 부부들도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혼 후의 경제적인 부분에서 대안도 없이 이혼을 하는 경우도 있다.


어느 부부든지 갈등이 일어날 수 있고, 다툼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부부들이 이혼하지는 않는다. 어떤 부부들은 참고 살기도 하고, 어떤 부부들은 앞에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 해결책을 찾아서 극복하기도 한다. 참는 것보다는 해결책을 찾아서 극복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지만, 문제는 이러한 해결책에 대해서 알려고도 하지 않고, 알아도 깨닫지 않고 실생활 속에서 활용하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인생을 불필요한 부분에 소진하며 살아가는 부부들도 있다. 그러니 제일 쉬운 방법은 지금의 문제에서 도망을 가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이혼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에서 도망을 가는 행위인지도 모른다.


결국 도망하는 행위를 한 번 행하고 나면, 차후에라도 재혼을 하여서 비슷한 문제에 빠지게 되면, 도망갈 준비부터 하게 된다. 일종의 학습효과일 수도 있는데, 이혼을 통해서 실패가 없는 삶을 살아가는 학습효과가 아니라, 어려움만 있으면 도망가면 되는구나 하는 학습효과에 빠지는 것이다. 이러한 삶을 살아가면서 행복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거의 만나보지 못했다.


따라서 부부간에 갈등이 첨예화 되거나 반복적으로 이어진다면, 선제적 치료와 예방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여기서 치료라는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는데, 먼저 배우자 각자의 결혼 전 원가족 안에서의 상처에 대한 치료이며, 다음으로는 부부로서 살아가면서 서로 주고 받은 상처에 대한 치료이다. 사실 이 두 가지 상처는 서로 연관이 되어 있다. 왜냐하면 자라면서 부모를 통해서 보고 배우며 주고 받은 상처, 특히 미해결된 상처가 바로 부부의 삶 속에서 다시금 재현되기 때문에, 부부간의 상처만 치료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아울러 치료가 이루어졌다면, 다가올 미래에 대한 예방적 상담도 필요하다. 치료 이후에 과거의 삶을 반복한다면, 그것은 병을 치료한 후 다시금 세균을 마시는 것과 비슷한 것이기 때문에, 과거의 상처가 있던 삶에 대한 반복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바로 예방적 상담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예방적 상담에는 연습과 훈련이 필요하다. 따라서 그동안 살아왔던 방법과 방식에 대해서 변화를 주어야 한다. 이러한 것은 지식적으로 아는 과정이 아니라 깨닫는 과정이어야 하며, 그 깨달음을 실천하는 행동화가 이루어진 상태에서 그 느낌과 감정을 피드백 하는 과정 속에서 체질화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 많은 부부들은 이러한 연습과 훈련에 대해서 힘들어 한다. 왜냐하면 그동안 익숙했던 부분에 대한 개입이기 때문에, 어색함과 함께 어려움을 토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과정이 없는 부부상담이라면, 그것은 잠시 무엇인가가 이루어지는 것 같은 착각일 뿐, 머지않아 다시금 과거의 삶과 같은 삶을 살아가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과 사랑에 금이 갈 뿐이다.


다시금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 글을 쓰면서 먼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부부상담에 있어서 타이밍은 매우 중요하다. 부부간에 서로 문제의식을 느꼈다면, 지체할 필요가 없다. 즉시 전문가를 만나서 진단을 받아 볼 필요가 있고, 해결방법에 대해서 진지하게 상담해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시간과 경제적 부분에서 투자를 해야 할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지금-여기에서부터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삶에 대해서 투자할 가치가 있다면 용기를 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