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심여심]네비게이션도 지도도 없는 남녀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놀이심리상담사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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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은 지도도 필요없는 시대가 되었다. 왠만한 곳은 네이게이션이나 스마트 폰의 지도검색을 통해서, 이 세상의 구석 구석까지 찾아갈 수 있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다. 이렇게 문명의 도움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좀 더 편리해 진 것 같다. 그리고 좀 더 예측이 가능한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남자와 여자 사이에는 네이게이션도 그리고 지도도 없이 교제를 하고 결혼을 하여서 살아가는 것에 대해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준비 없는 결혼과 그 이후의 삶에 대해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많은 남녀들은 결혼까지는 다양한 준비를 한다. 그러나 막상 결혼 이후의 삶에 대해서는 별로 준비하지 않는 것 같다.

결혼 전에는 제한된 시간을 공유하지만, 결혼 후에는 하루 24시간을 거의 공유한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준비가 없는 결혼생활을 어떻게 잘 유지하고 관리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특히 심리적 그리고 정서적 부분에 대해서는 거의 전무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러한 것은 부부상담 등을 하면서 느끼게 되는 소회이다. 1년을 같이 살았든, 10년을 같이 살았든 별 차이 없이, 아내는 남편에 대해서 남편은 아내에 대해서 심리적 그리고 정서적으로 아는 듯 하지만, 막상 질문을 해 보면 거의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혹 안다고 하더라도 그 명료성이 많이 떨어진다.

그러니 오해도 잘 생기고, 이해가 잘 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 노출되게 되면, 각자의 부모들이 했던대로 답습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바로 부부의 삶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다 보니 부모가 비교적 안정적인 정서적 관계를 유지한 경우라면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았을 경우에는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현재의 부부간의 문제는 부모의 탓이라고 그 원인을 부모에게 돌리는 경우도 많다. 결국 부부의 주체성이나 주도성 그리고 자율성은 떨어지는 모습이고, 부부의 자존감 역시 떨어지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부모 아래에서 자라나는 자녀들도 또 다시 부모의 성향을 배우거나 영향을 받게 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남녀가 교제를 한다면 서로에 대한 성향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겠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남녀의 심리에 대해서 서로 대화를 하고 의견을 나누어 보는 것은 필요하다. 최근의 어떤 보도를 보니 남녀가 교제하면서 사용하는 데이트 비용에 대한 보도를 보았다. 한번에 10만원 내외를 사용한다는 보도도 있었는데, 모든 남녀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어보고 싶은 것은, 그 비용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의 심리에 대해서 알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비용을 지불하는지를 알고 싶다.

맛있는 곳에 가서 음식 먹고 즐거운 곳에 가서 즐거움을 만끽하는 것에 데이트 비용을 거의 사용하다면, 지금은 행복할 수 있으나 미래에 대해서는 준비가 너무 약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여러분이 남녀 교제를 하고 있다면, 두 사람이 함께 만드는 네비게이션 혹은 지도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준비없는 삶을 어떤 이는 암흑 속으로 몸을 던지는 것이나 다름 없다고 표현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따라서 여러분이 남녀교제를 통해서 좀 더 나은 부부로서 결혼을 하겠다면, 암흑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듯 싶다. 부디 현재에도 충실해야 하지만 미래에도 준비를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