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상담칼럼

[가족연구]아버지에 대한 이해

공진수 센터장 2015. 8. 11. 10:37


- 공진수 센터장 소개 -    

건국대학교 미래지식교육원 놀이상담사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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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자신에게 중요한 것들만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같은 일을 겪고도 어떤 사람은 그것을 오랫동안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어떤 사람은 그것을 즉시 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것은 각 사람에게 그 일의 중요도와 의미에 따라서 기억하기도 하고 망각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가족 내에서 많이 일어나는데, 부모는 부모의 입장에서 자신에게 중요하고 의미있는 것을 기억하는 반면에, 자녀들은 자녀들의 입장에서 중요하고 의미있는 것을 기억한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부모는 기억하지만 자녀들은 잊어버린 경우가 있고, 반대로 부모는 잊어버렸지만 자녀들은 기억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모습은 상담을 하다보면 많이 느끼게 된다.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가족상담 등을 해 보면, 부모와 자녀들 사이에 중요도와 의미가 다름으로 말미암아 서로 의아해 하는 상황이 많이 발생된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것이 누적될 경우, 서로간의 이해와 소통에 어려움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자녀들은 부모에 대해서 감사하고 존경하는 마음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부모에 대해서 섭섭함과 아쉬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부모도 자녀들에 대해서 비슷한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유쾌한 감정들만 기억을 하고 있다면 관계에 별 문제가 없겠지만, 반대로 불쾌한 감정들만 기억을 하고 있다면 이것은 관계에 문제를 발생시킨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아버지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회피하는 성향이 많은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나이가 들어갈수록 가족중심으로 생활하는 경우가 아니라, 오히려 반대의 모습을 보이는 경우들이 많다. 가족들과는 거리감을 두고 집 밖의 활동에만 몰입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내나 자녀들은 아버지의 변한 모습에 대해서 이해를 하는 것이 아니라, 욕구불만이 생기게 되는 경우도 많다.


그럼 이러한 아버지들의 심리는 어떨까? 그들은 외롭고 힘들며 지쳐있는 등의 다양한 스트레스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가족들에 대한 애정이 있으나 잘 표현하지 못하고, 자신의 어려움을 가족들에게 잘 토로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 술에 의존하거나 집 밖의 활동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가족들은 이러한 남편과 아버지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하는가? 아버지를 이해하는 것보다는 비난하기 쉽고, 아버지는 마음대로 아니 자유롭게 자기중심적으로 살아간다고 뒤에서 비난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어떤 분은 남편을 '기적의 남자'라고 한다고 한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이기적인 남자'라는 뜻이란다. 그런데 과연 아버지들은 이기적인 것일까? 그럴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외롭고 쓸쓸하며 어려움 속에 있을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족들이 자신을 이해하고 수용하며 도와주기를 바라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자존심 때문인지 아니면 남편이자 아버지여서 그런지 이러한 욕구를 잘 표현하지 못한다. 그런데 가족들이 이러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니, 집에 들어가는 것이 결코 유쾌하지 않다. 아울러 집에 들어가서도 욕구불만적인 상황만 눈에 들어온다. 그러다 보니 잔소리도 많아지고, 이러한 잔소리 때문에 아내와 자녀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며 오해가 생긴다.


아버지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 남자들에게는 가족, 직장, 경제력, 지위, 자녀 등등이 그들의 자존심을 유지하고 자존감을 유지하는 요소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직장에서 은퇴하거나 경제력에 변화가 오거나 자녀들이 아버지의 뜻을 잘 이해하거나 따르지 않는 경우, 아버지들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자존심과 자존감을 유지하는 환경의 변화를 겪을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얼마나 심리적으로 위축되겠는가?


여러분의 아버지가 가족중심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 같은가? 아버지가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이 줄어들었거나 기타 여러 가지 원인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울러 에전보다 더욱 더 술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은 것 같은가? 그렇다면 이것은 심리적인 변화가 많은 신호일지 모른다.


결코 남편이나 아버지를 이상한 사람, 변한 사람으로 낙인찍지 말고, 좀 더 이해하고 수용하려고 노력하라. 이러한 것이 쉽지 않다면 가족상담 등을 통해서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고 격려하는 가족분위기를 만들어 보라. 이런 아버지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나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