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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사이에 외도 사건이 드러나게 되면, 피해 배우자는 분노한다. 그런데 많은 외도 행위자들은 피해 배우자의 분노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이해를 하지만, 충분히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성적인 접촉이 없었던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문자나 전화를 주고 받는 수준에서 외도가 발각되었을 경우에는, 외도 행위자들은 매우 억울해하거나 그 정도 가지고 왜 문제를 삼느냐고 항변하기도 한다.
그러나 문자나 전화를 주고 받는 수준은 시간이 부족했을 뿐이지 시간이 더 진행이 되었다면, 성적인 접촉까지 가는 것은 시간 문제였을 뿐이다. 따라서 성적인 접촉이 없었다고, 성적인 접촉이 있었던 경우가 달리 인정받거나 이해를 받으려고 하는 것은, 외도에 대해서 잘 이해를 하지 못한 무지함의 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배우자의 외도 사건 후 피해 배우자는 무엇 때문에 분노할까? 성적인 접촉이 있었던 경우는 예외라고 하더라도, 성적인 접촉이 없었는데에도 불구하고 분노하는 피해 배우자는 왜 생기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부부간의 신뢰감이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부부라는 존재는 결혼 전 호감에서 시작되었을지 모르나, 부부라는 법적인 관계로 형성이 되면, 신뢰감이라는 것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데 배우자가 외도를 했다는 것은, 바로 이 신뢰감을 허물어버렸다는 것이다. 그것이 성적이든 정서적이든 아니면 복합적이든 관계없이 말이다.
그런데 자신은 단지 문자를 주고 받았고 전화를 주고 받았지만 성적인 접촉을 하지 않았다고 항변을 한다면, 이것은 문제의 초점을 잘못 잡았거나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실수를 범하는 것이다. 피해 배우자는 신뢰감 이야기를 하는데, 행위 배우자는 자신의 행위만을 항변하니 말이다.
이미 위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우리는 결혼을 하면서 서약이라는 것을 한다. 물론 약속이라는 것은 지켜져야 의미가 있는 것이지만, 서약을 하면서 약속을 깨버리겠다면서 서약을 하는 부부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서약도 내부적 혹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서 허물어질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두 사람이 서약을 지키지 않는 경우이고, 외부적으로는 외도나 기타 이유로 서약의 효력이 상실되는 경우이다. 후자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외도이다. 물론 서약을 깨기 위해서 외도를 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외도는 서약을 깨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도 행위자는 자신의 외도 행위가 발각되었을 때에 피해 배우자를 자극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자신의 실수와 행위를 솔직하게 인정하고 사과를 하여야 하며, 피해 배우자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변명을 하거나 적반하장식으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외도 이후에 보여주는 미숙한 행동의 단면이다. 이러한 것은 옳고 그름을 떠나서 자신을 방어하고자 하는 모습인데, 피해 배우자를 두 번 세 번 힘들게 만드는 것이다.
아울러 피해 배우자가 내어놓는 분노에 대해서 맞대응이 아니라, 이해와 공감을 해 주어야 한다. 그것은 잘못했기 때문에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해야 하는 행위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잘 감당하는 외도 행위자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자신만을 보호하고 방어하고자 이런 저런 이유를 대는 외도 행위자들이 많다. 아울러 피해 배우자에게 빨리 잊거나 빨리 용서하라고 다그치는 행위 배우자들도 있다. 숨기거나 축소하기에 급급한 행위 배우자들도 많다.
이 세상의 많은 것들은 쌓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한 번에 허물어지기 쉬운 것들이 많다. 그 중의 하나를 예로 들라면, 그것이 바로 부부간의 신뢰감이다. 한번 허물어진 신뢰감을 다시 회복하는데에는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신뢰감을 쌓기 위해서는 상처와 아픔 위에 쌓는 것보다는 치유된 상처와 아픔 위에 쌓아야 하는데, 이러한 것을 간과하거나 가볍게 여겼다가는 나중에 다시 쌓은 신뢰감이 내려 앉기도 한다.
혹 여러분이 외도 행위자라면, 그래서 피해 배우자로부터 분노의 온갖 감당하기 어려운 말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일단 피해 배우자의 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피해 배우자의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은, 외도 행위자가 당연히 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와의 상담은 이러한 과정 중 하나의 길이 될 수 있다. 부디 분노에 빠져 있는 피해 배우자를 비판하거나 비난하지 말고, 정작 어떤 길이 있는지에 대해서 막막하다면 전문가와 만나서 길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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