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상담칼럼

[부부연구]외도의 시작 - 친밀감과 경계선

공진수 센터장 2015. 10. 8.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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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 관련 부부상담을 하면서, 그리고 배우자 외도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많은 것을 듣고 느낀다. 그 중의 하나는 외도 행위자들의 입을 통해서 듣는 것인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처음부터 외도를 하려고 시작한 것은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렇다. 어떤 외도 행위자도 처음부터 외도를 기획하거나 계획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순간 자신도 통제하지 못하는 외도의 현장 한 가운데 서 있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어떨 때는 두렵기도 하고, 어떨 때는 자신에 대해서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도 한다. 특히 후자의 경우에는 자신의 성적 능력 혹은 외도 능력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혹은 왜곡된 자신감으로 포장이 되기도 한다.


사실 외도라는 것이 은밀해야 하고 비밀스러워야 하는 면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소개로 이루어지는 외도보다는 주변 사람들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외도가 많다. 그러다 보니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외도가 상당수 있다. 즉, 아는 사람들끼리 외도를 한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피해 배우자와도 안면이 있거나 친숙한 경우도 많이 있다. 그러니 이러한 배우자 외도가 드러날 경우, 피해 배우자가 받을 충격과 상처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아마도 배우자와 사별하는 것 이상으로 배우자의 외도는 부부가 살면서 겪는 가장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외도는 어떻게 시작할까? 바람둥이가 아닌 이상 일단은 주변의 사람들 중 친밀감 형성부터 시작한다. 같은 프로젝트를 하거나 수시로 업무차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대상일 경우가 많다. 자연스럽게 자주 만나다 보면, 사람들은 친밀감을 느낀다. 그리고 친밀감을 느끼면 상대방에 대해서 우호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우호적인 감정에 사랑이라는 감정이 들어가게 되면, 그것이 외도의 시작점에 불을 붙이게 된다. 점점 은밀하고 대담한 모험을 하게 되고, 이러한 모험을 하면 할수록 평범한 삶과 일상적인 부부생활에서 느낄 수 없었던 쾌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여기에 상대방을 자신의 가장 이상적인 사람으로 바라보는 착시현상이 더하면서, 외도에 대한 몰입과 중독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데 대인관계 속에서 친밀감이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친밀감이라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친밀감에도 어느 정도의 경계선이 필요하다. 그런데 경계선이 없는 친밀감은 위에 적은 것과 같은 상황을 만들기가 쉽다. 따라서 외도를 하는 사람들은 친밀감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경계선 없는 친밀감을 가진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매우 위험한 상황을 즐기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아울러 외도의 짜릿함, 외도의 편안함(?), 외도의 신선함 등이 섞이게 되면, 더 이상의 행복도 만족도 외도 외에는 없는 것과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양심은 외도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을 자극하게 된다. 그러니 은밀성과 비밀성은 더욱 강화하고자 거짓말을 하기도 하고, 알리바이가 될 수 있는 상황을 만들려고 노력하기도 한다. 점점 피곤해지고 삶이 피폐해지는 과정으로 들어간 것인데, 이러한 과정들이 천천히 이루어지다 보니, 정작 모든 것이 망가질때까지 자각을 하지 못한다.


결국 이런 저런 이유로 외도가 발각되고, 배우자가 알게 되었을 때에는 자신부터 방어하려는 모습을 보이면서 피해 배우자에게 다시금 상처를 주기도 한다. 심지어는 외도의 원인을 피해 배우자에게 전가하기도 한다. "당신이 이래서 그랬다느니..." "이러니 외도를 안할 수 없었다느니..." 등등의 비합리적인 합리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결국 이혼을 당할 위기에 처하거나 경제적으로 혹은 사회적으로 큰 손실을 맛볼 위기에 빠져서야 마지 못해 외도를 시인하거나 형식적인 사과를 통해서 무마를 하려고 하지만, 그동안의 과정 속에서 받은 상처들이 혼재가 되면서 문제는 더욱 더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기도 한다.


이러한 것은 부부 사이의 문제로 남는 것이 아니라, 부부와 자녀 사이의 문제로, 각 부부의 원가족이 개입되는 문제로 확산이 되면, 배우자의 외도는 큰 파장을 가지고 오게 된다. 직장을 떠나야 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경제권을 빼앗기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일거수일투족을 감시 당하거나 통제 당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이러한 것이 누적이 되어서 더 큰 상황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가정폭력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우리는 살면서 다른 사람에 대해서 친밀감은 필요하지만, 적절한 경계선을 가진 친밀감을 가져야 한다. 특히 같은 직장 내에서 이러한 부분은 매우 필요하다. 통계에 의하면 오늘날 기혼자의 3/4이 길든 짧든 외도 경험이 있거나 외도를 한다는 통계도 있다. 물론 통계를 모두 믿을 수는 없지만, 만약 이러한 통계가 맞다고 하더라도 나머지 1/4에 해당되는 사람들도 외도의 유혹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으며, 외도가 우리의 삶에 얼마나 가까이 그리고 얼마나 쉽게 다가와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외도가 성적인 것이든 혹은 정서적인 것이든 혹은 복합적인 것이든, 외도는 궁극적으로 결혼생활을 파탄시키는 것은 물론이요, 궁극적으로 외도 행위자 자신을 파괴시킨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배우자의 외도 이후에도 부부로서 살아가는 가정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는 이러한 것을 잘 극복하지 못하면, 그 파장은 일생동안 부부의 삶을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것 꼭 기억하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