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상담칼럼

[부부연구]외도 후 - 내가 왜 상담에 가야하지요?

공진수 센터장 2015. 10. 2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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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면서 항상 생각하는 것은, '상담사가 형사가 되면 안되지!' 하는 생각이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상담을 잘못하게 되면, 형사가 수사를 하는 것처럼 내담자에게 보여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무슨 문제에 대한 책임을 추구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사실관계를 확인하여 유무죄를 가리는 모습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모습이 상담사에게만 있을까? 그렇지 않다. 상담에 임하는 내담자들 중에도 무의식 중에 상담에 임하게 되는 것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나 추궁을 당하는 것으로 오해를 하는 경우도 많다. 아마도 상담에 대한 부정적 경험과 학습효과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러한 생각을 가진 분들에게 정말 상담이 필요한 상황 속에서도 이런 이유로 상담을 거부하는 것을 보면, 안타깝고 아쉽기 그지 없다.


대표적인 사례를 들라면, 바로 배우자 외도 사건 이후에 벌어지는 상황이다. 행위 배우자의 경우에는 피해 배우자에게 고백과 자백 그리고 인정을 하고, 사과와 용서구하기를 했으면 그만이지, 무슨 상담사 앞에까지 가서 죄인처럼 다시금 지난 사건을 언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불쾌하게 생각한다. 두렵게 생각하기도 한다. 상담사가 공격할 것 같기도 하고, 상담사가 판단할 것 같기도 하다. 상담사에게 혼날 것 같기도 하고, 상담사에게 부끄러움과 수치심의 자극을 받을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상담을 거부한다. 거부하는 것을 떠나서 상담을 권유하는 피해 배우자의 말에 화를 내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여기에 피해 배우자는 어떨까? 자신은 피해자인데 그래서 잘못한 것도 없는데, 무슨 상담에 나가야 하느냐고 거부한다. 일부분은 맞는 말이지만, 전체적으로는 매우 위험한 생각일 수 있다. 왜냐하면 배우자 외도 사건 이후에 벌어지는 상황을 보면, 행위 배우자보다는 피해 배우자로 인해서 파국화가 이루어지는 경우를 더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과도한 피해의식과 분노, 우울과 불안 때문에 하루에도 열 두번 이상으로 행위 배우자에게 전화하고 확인하고 의심하고 기타 등등의 행위를 하다가, 결국에는 이러한 행위 때문에 부부가 파국을 맞이하는 경우를 자주 보아왔다. 피해 배우자로서 의심이 들고, 확인하고 싶어하는 마음은 충분히 공감은 되나, 이러한 행위를 반복적으로 하게 되면 편집증적 성격장애와 같은 각종 성격장애나 조현증과 같은 기타 신경증 혹은 정신증에 빠지는 경우도 보았기 때문에, 피해 배우자의 상담은 행위 배우자 못지않게 중요하다.


따라서 내가 왜 상담에 가야하는지는 옳고 그름의 문제나 잘못의 유무와는 조금 다른 차원의 이야기가 된다. 그것은 배우자 외도 그 자체를 다루기도 하지만, 배우자 외도 이후의 벌어질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고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배우자 외도 행위자는 용기가 필요하고, 피해자 역시 용기가 필요하다. 더군다나 배우자 외도 사건 이후에 이 문제를 해결하고 극복하겠다는 마음이 부부 사이에 일치된다면, 시간이 약이라는 것을 기대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인 행위가 필요하다. 즉 치료행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배우자 외도 사건이 부부 사이에 일어났다면, 그것은 바로 부부가 상담 등을 통해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빨간 신호등이 바로 눈 앞에 커진 것이다. 눈을 감아서 빨간 신호등을 보지 않을 수는 있겠지만, 빨간 신호등과 같은 문제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보지 않는 것과 없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결국 눈을 다시 떴을 때 문제가 그대로 있는 것을 보게 되면, 화도 나고 불안해지기도 한다. 그러니 눈을 감을 것이 아니라, 두 눈은 바로 뜨고 문제를 직시하고 상황을 직면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즉 문제를 해결하고 정리하는 것이 더 지혜로운 일이라는 것이다.


당신은 배우자 외도의 행위자인가? 혹 당신은 배우자 외도의 피해자인가? 내가 왜 상담에 가야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기보다는 내가 왜 상담에 가지 않으려고 하는지에 대해서 이유를 찾아보길 바란다. 그것이 두려움인가? 그것인 수치심인가? 그것이 자격지심인가? 그것이 불안인가? 그렇다면 용기를 내시고 직면하겠다는 의지를 가져보길 바란다. 거센 물살을 이겨내기 위해서 주머니에 자갈돌을 넣고 물을 건너는 사람의 심정으로, 당신의 내면에 용기라는 자갈돌을 넣고 전문가를 만나보길 바란다.


그래서 회피나 도피가 아닌 직시와 직면을 통한 문제해결을 해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