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상담칼럼

[부부연구]외도 후 - 나쁜 행위와 나쁜 사람

공진수 센터장 2015. 11. 26. 12:58



www.동행심리치료센터.kr  

전화문의 & 강의의뢰 : 070 4079 6875 / 070 4098 6875

 

우리는 살아가면서 각자만의 신념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신념은 다양하다. 그러하니 어떤 한 사람의 신념이 다 옳다든지 다 틀리다고 할 수 없다. 왜냐하면 옳다 그르다의 신념에 대한 기준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배우자 외도와 같은 일이 부부 사이에 벌어지면, 피해 배우자의 경우 행위 배우자에 대해서 모든 것이 다 나쁘다든지 그르다는 판단을 해 버린다. 그런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게 되면 어떻게 될까?


이 세상에는 사회적 합의에 의해서든 그동안 관례에 의해서든 사람들이 수용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한 것들은 있다. 어떤 것은 법으로 금지하고 있고, 어떤 것은 윤리와 도덕으로 금지하고 있는 것도 있다. 사회적 합의와 관례에 의한 것이다. 그 중의 하나는 배우자 외도도 포함이 될 것이다. 지금은 간통법이 폐지가 되어서 배우자가 다른 이성과 성적 관계를 맺더라도 간통법으로 처벌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 못지않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윤리와 도덕이라고 할 때, 배우자 외도에 대해서 박수를 칠 사람들은 없다. 하물며 피해 배우자의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러니 피해 배우자 입장에서는 배우자가 외도를 했을 경우, 그 행위는 나쁜 행위임에는 분명하다. 그런데 나쁜 행위를 한 사람은 나쁜 사람일까 하는 질문이 생긴다. 어떤 이들은 그렇다고 다른 이들은 그렇지 않다고 한다. 나는 후자의 의견에 더 의미를 두고 싶다. 엄밀히 말하면 나쁜 행동을 한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기 보다는 나쁜 행위를 한 사람이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냐 하면, 우리는 행위와 존재를 조금 분리해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사실 행위 때문에 상처를 받는 것이지, 존재 때문에 상처를 받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배우자 외도가 벌어지면 피해 배우자는 행위 배우자의 존재까지도 부정을 하거나 비난을 하게 된다. 그러니 문제는 더욱 더 꼬이게 된다. 나쁜 사람을 대상으로 함께 상담을 하자고 하면, 나쁜 사람은 그 낙인효과 때문에 주저하게 된다. 상담사 앞에 가게 되면 다시금 나쁜 사람으로 낙인 찍히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혼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 등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러하니 상담치료 등을 통해서 부부관계를 치료하고, 회복하며,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기회를 회피하는 경향도 많다.


이러한 것이 지속될수록 피해 배우자는 더욱 더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치료가 될 것 같지만, 남은 생애 속에서 조금이라도 속이 상하다면 다시금 옛 문제, 다시 말해서 미해결된 문제를 꺼내 놓는다. 이것도 자주 되면 버릇이 되고 습관이 된다. 다시금 부부관계는 불안정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치료되지 않은 행위 배우자는 다시금 부부관계의 문제를 외부에서 해결하거나 해소하려는 자존감 낮은 행위에 기웃거리기 시작한다. 그래서 다시금 배우자 외도가 재발된다. 이렇게 되면 피해 배우자는 지난 번의 배우자 외도 당시 참았던 분노까지 합쳐서 폭발하게 된다. 자신을 자학하기도 하고, 행위 배우자를 공격하기도 한다. 이성을 잃고 감정조절을 하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더욱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더욱 더 힘든 삶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배우자 외도가 벌어졌다면 일단은 행위와 존재를 분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사건에 대해서 좀 더 명료화가 필요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서 행위와 존재를 구별하는 경계선 설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행위에 대해서는 비난할 수 있지만, 존재까지 부정하거나 평가절하를 해 버리면 곤란하다. 왜냐하면 사람이란 존재는 자존심과 자존감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에, 행위에 대한 비난은 감수할 수 있어도 존재에 대한 비난은 참지 못하는 속성이 있다. 비록 이러한 사람이 행위자이고, 문제의 발단을 만든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사실 이런 면에서 외도상담을 진행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왜냐하면 행위와 피해가 존재하고, 묘한 부부간의 자존심 그리고 자존감 등이 얽히고 설켜 있기 때문이다. 그러하니 문제를 좀 더 객관화, 단순화, 명료화 시킬수록, 우리는 문제해결과 극복에 있어서도 효과적인 방법과 효과적인 결과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작업 없이 비난은 더욱 더 강한 비난으로 이어지고, 방어는 더욱 더 방어적으로 변할 때, 우리는 문제의 본질에 대해서도 문제의 해결지점에 대해서도 도달할 수 없는 한계에 빠지게 된다.


다시금 정리하지만 나쁜 행위를 했다고 나쁜 사람은 아니다. 적어도 인격적으로 볼 때 그렇다. 그러하니 궂이 나쁜 행위를 한 사람에 대해서 나쁜 사람이라는 낙인은 찍지 말자. 비록 피해 배우자로서 억울하고 섭섭한 이야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감정을 추스리고 좀 더 문제해결 중심의 입장에 서 보는 것은 어떨까? 특히 지금의 부부관계를 해체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이러한 것은 외도의 재발을 예방할 수도 있고, 부부관계의 재정립을 위해서도 더욱 필요하다.


당신이 배우자 외도의 피해 배우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점을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면, 당신은 문제해결에 대한 의지가 강한 사람이고, 문제를 제대로 보고 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지금 당장은 행위 배우자가 이런 저런 이유로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지 않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당신이 먼저 이러한 관점에서 문제해결을 위해서 노력을 한다면, 그 결과는 결코 비관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