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칼럼

[부부연구]부부 - 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

공진수 센터장 2015. 12. 1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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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진을 보고 여러분은 무슨 생각이 드는가? 나는 예전의 어떤 부부가 생각이 난다. 감자를 먹는 방식 때문에 다투었던 어떤 부부. 남편은 감자를 설탕에 찍어 먹어야 한다고 했고, 아내는 감자를 소금에 찍어 먹어야 한다고 했다. 그것이 화근이 되어서 작은 다툼도 아니고 큰 다툼을 했다. 비겁하고 치사하게도 상대방 가족을 들먹이면서 무식하다느니, 교양이 없다느니 했다나.....


그리고 이러한 다툼 이후에 나온 평가는 배우자의 성격이 참 이상하다는 것.


너무 극단적인 예를 하나 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많은 부부들이 다투는 것을 들어보면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것이 반복되면 될수록 상대방의 성격이 이상하거나 성격을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위의 예처럼 감자를 먹는 방식이 성격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많은 부부들은 다른 문화권에서 태어나고 자라다가 만나서 결혼을 할 경우가 많다. 아무리 동일한 언어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각 가정은 가정대로 그 나름의 가정문화를 가지고 있다. 어떤 집은 화기애애한 반면에 어떤 집은 하루가 멀다하고 갈등과 분쟁 속에 있을 수도 있다. 정서적인 것 뿐만 아니라 실생활적인 부분에서도 그렇다.


이렇게 다른 문화권에서 자란 남녀가 부부가 되었으니 처음에는 신기하기도 하고 호감이 가기도 하지만, 서서히 한 가지 문제를 보고 다른 관점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갈등이 생기기 시작한다. 문제는 이러한 갈등에 대해서 적절하게 협의하고 합의하는 인격과 성격을 가진 남녀가 결혼을 했다면 문제는 문제화 되지 않는다. 의견 충돌은 있을 수 있지만 그러한 갈등을 지혜롭게 잘 처리한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새로운 가정문화를 만들게 되고, 그것을 부부와 자녀들이 공유하면서 자녀들에게 전수를 한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경우가 문제이다. 갈등이 생기면 자신의 주장만을 하거나 자기중심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의견을 평가절하해야 하고, 자신의 의견에 대해서는 우월감을 드러내야 한다. 설득도 하지 않는다. 그저 강요와 억압만 있을 뿐이다. 그러다 보면 대화와 소통은 점점 소원해지게 된다. 말하는 것도 귀찮고, 들어주는 것에 대해서도 흥미와 관심이 없어진다.


서로가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려는 것이 어렵기도 하고 싫다. 너는 너, 나는 나대로의 방식으로 적당하게 살지 하면서 살아간다. 표현하지 않고 알려주지 않고 묻지도 않는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비난을 한다. 상대방 뿐만 아니라 자신을 비난하기도 한다. 왜 내가 저런 사람을 만나서... 하면서 자조적인 모습을 가진다.


그러다 보니 부부간의 정서적 풍요로움은 점점 사라지고, 문제도 되지 않을 것들을 가지고서 다투고 싸운다. 별로 이득도 없는 갈등을 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상처 받는 것을 떠나서 자신도 상처를 받는다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점점 부부는 무늬 뿐, 자녀들에게 몰입하거나 집 밖의 일에 몰입한다. 말 그래도 마지못해 사는 것이다.


부부란 다른 문화권에서 온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렇다면 다른 문화에 대해서는 적응을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다른 나라에 가서 장기간 살기로 했다면, 그 나라의 문화에 어느 정도는 적응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부부의 삶은 잠시 다녀오는 패키지 여행이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면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에 대해서 이해하고, 상대방의 문화적 배경에 대해서 그리고 그러한 배경 속에서 행하는 행위에 대해서 적응하려는 개방적 자세가 필요하다.


이것은 성격과는 무관하다. 그리고 성격은 한번 굳어지면 쉽게 변하지 않는다. 만약 쉽게 변한다면 성격장애와 같은 사람들은 발생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니 상대방의 성격을 비난하지 말자. 오히려 부부 사이에서 발생되는 문제는 성격보다는 자라온 문화적 배경의 차이에서 벌어지는 것임을 알고, 적응하는 모습을 가지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반응일 것이다.


오늘도 배우자의 성격을 운운하면서 다투는 분이 당신인가? 그렇다면 관점을 바꾸어 보는 것은 어떨까? 아! 우리는 문화적 배경이 달라서 이렇구나 하는 인식의 변화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에 변화가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