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칼럼

[부부연구]의부증과 의처증 (2)

공진수 센터장 2015. 12. 12.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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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를 의심하는 의부증 그리고 의처증.


그런데 의심도 반복하다 보면 의심을 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것이 확신이 되어 버린다. 예를 들어서 배우자가 부정한 행위를 한 것 같다는 의심이 들면, 그 때부터 의심에 의심을 거듭한다. 그러다가 자신의 생각과 믿음을 확신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모든 것을 그러한 확신의 렌즈로 판단하기 시작한다. 배우자의 작은 변화에도 예민해지고, 자신의 의심을 증명하는 증거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사실에 근거한 경우가 있고, 추측에 근거한 경우가 있다. 전자의 경우로는 대표적으로 배우자 외도 사건을 겪었을 경우이다. 배우자가 외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로는 동일한 사건을 통한 상처를 받기 원하지 않기 때문에 배우자의 행위에 대해서 매우 예민해지거나 민감해진다. 어느 정도는 사실에 근거한 의심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배우자의 사랑과 믿음에 대한 의심이 들기 시작한 것이, 나중에는 의심에 의심을 낳는 구조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의심의 반복 행위 속에서 망상을 하기 시작하면 문제는 복잡하게 된다. 말 그대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하고, 이러한 시나리오에 대해서 아니라고 주장하는 배우자와 언쟁을 하기도 하고, 통제를 하기도 하며, 억압을 하기도 한다.


자신이 믿고 싶은 것 그리고 자신이 믿는 것이 사실이고 진실이라는 자동적 사고에 빠져서 배우자를 힘들게 하기도 하고 가족들을 힘들게 하기도 한다. 심지어 자신이 의부증이나 의처증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고, 이러한 것에 직면을 하는 배우자 혹은 가족들에 대해서 반감을 드러내거나 피해의식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부부란 믿음의 공동체여야 하기에 어떨 때는 그 믿음이 흔들릴 때도 있고, 믿음이 약화되거나 의심될 때도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의심부터 하고 의심의 렌즈로 배우자를 보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의심스럽다. 집에 늦게 오는 것도 의심스럽고, 이성의 사업 파트너, 직장 동료, 동창이나 동호회 사람 등등을 만나는 것에도 의심이 싹툰다. 그리고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적겠지만, 자신을 사랑하는지에 대해서도 의심스럽게 된다.


드디어 의부증이나 의처증이 시작되는 것인데, 이러한 것도 점점 강화를 하게 되면 병이 될 수 있다. 스스로는 잘 통제가 되지 않고, 조절이 되지 않는 병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배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애착의 문제일 수도 있고, 부부간의 정서적 문제일 수도 있고, 분리불안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오이디푸스의 미극복과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하니 배우자를 의심하기 시작한다면, 그것이 사실에 근거한 것이든 아니면 추측에 근거한 것이든 상담 등을 통해서 도움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


누군가를 의심한다는 것. 그리고 배우자를 의심해야 한다는 것은 참 괴로운 일이다. 그것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배우자 역시 괴롭고 힘든 일이다. 그리고 이러한 것은 관계를 부수어버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혹 여러분의 부부는 이런 면에서 건강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