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칼럼

[부부연구]듣고 싶은 말만 듣는 내담자들

공진수 센터장 2015. 12. 1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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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상담일 경우에는 조금 덜하지만, 부부상담을 하다보면 상담에 임한 부부들이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듣는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분명 부부와 상담사가 함께 하는 시간에 나눈 대화임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부부가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그러한 경향이 상당히 강하다. 그러다 보니 동일한 시간 그리고 동일한 장소에서 부부상담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부상담 이후의 삶에서는 다시금 충돌하고 갈등을 벌이게 된다.


원래 사람이란 존재는 자기중심적이다. 자신이 있는 곳이 이 세상의 중심이고, 자신의 주장이 자신의 입장에서는 가장 바람직한 것이라고 주장을 한다. 그래서 사람의 자기중심성 때문에 우리는 대화를 하고, 소통을 하여야 한다. 이러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자신의 생각도 공개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도 들으면서, 다양성과 보편성을 배우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부부들은 이러한 것에 취약하다. 먼저 살아온 문화적 배경이 다르니, 대화와 소통에 있어서도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많은 남녀들은 결혼을 해서 부부가 되면, 생각도 통일되고 느낌도 비슷할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실제의 삶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을 때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와 갈등을 벌이게 된다.


그리고 그 시행학오와 갈등에 대해서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며, 평가가 다르기 때문에 부부의 갈등은 끝을 모르고 달리는 기차와 같은 속성을 가지게 된다. 다툼은 다툼으로 이어지고, 가정폭력은 가정폭력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부부상담을 하다보면, 외도, 가정폭력 등등이 얽히고 설킨 부부들을 자주 만난다.


어느 것부터 풀어야 할지 내담자들도 혼란스럽지만, 상담사도 혼란스럽기는 비슷하다. 그래서 하나 하나 실타래를 풀려고 하면,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이 된다. 자신에게 유리한 것, 상대방에게는 불리한 것, 자신에게는 듣고 싶은 것들만 수집하기 시작을 한다. 그래서 그것을 가지고서 자신의 논리를 강화하고, 상담사를 자신의 입장에 서게 하려는 조종을 하려고 한다. 이러한 것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 부부상담을 포기하거나 부부상담을 방해한다.


비난에 비난을 거듭하고, 의미없음에 의미없음을 반복하면서, 자신의 삶을 파괴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자신의 삶만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자의 삶도 파괴하고, 자녀들이 있을 경우에는 자녀들의 삶까지도 파괴를 하기 시작한다. 내가 가질 수 없으면 너도 가져서는 안되는 것인양 무모한 그리고 소모적인 심리적 그리고 정서적 파괴행위를 하는 것이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입에 쓴 약도 많다. 즉 듣기 싫은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가만히 반추해 보면 그리고 복기를 해 보면 의미가 있는 말들도 많다. 그런데 이러한 것을 듣는 것에 사람들은 왠지 거부반응이 심하고, 저항감이 생긴다. 쓴소리에 그리고 직면에 더 상처를 받는다고 하고, 에민하게 반응을 한다. 거기까지만 치료가 되는 것이다. 그러니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고, 동일한 실패를 반복하며, 동일한 상처를 반복해서 받는 것이다.


상처가 낳을 틈을 주지 않는다. 타인이 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주지 않는 것이다. 왜 그런 사람 있지 않은가? 상처 부위를 더 건드려서 덧나게 하는 사람들 말이다. 꼭 이런 모습이다. 옆에서 일정 시간 동안 가만히 두시죠? 라고 말하면, 내 몸은 내가 아는데 하는 것과 같은 논리이다.


혹 여러분이 상담에 임해서 듣고 싶은 말만 듣고 싶다면, 당신은 상담에 임할 준비는 되어 있을지 몰라도, 상담을 통해서 치료를 받을 준비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심리적, 정서적 그리고 관계적 문제로 상담에 임할 경우에는 듣고 싶은 말 뿐만 아니라 듣기 싫은 말도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자문해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듣고 싶은 말만 해 주는 상담사와 함께 당신의 문제에는 접근하기 어려울 것이다.


특히 부부상담에 임하는 부부들은 이러한 부분에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부부상담에 임한다면 더욱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