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직면하기

공진수 센터장 2015. 12. 15.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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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로 일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그 속에서 나의 모습을 보이고 한다. 아울러 사람이란 존재가 어떤 존재인지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게 된다. 그 중의 하나는 사람들이 직면하기를 싫어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죽음과 직면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하면 여러분들은 조금 이해하기도 편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들이 직면하기 싫어하는 것 중에는 이 외에도 많은 것들이 있다. 예를 들면 삶 속에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 사람들은 직면하기를 싫어한다. 특히 심리적 그리고 정서적 문제에 대해서 그리고 관계적 문제에 대해서 직면하기를 두려워 한다.


그래서 상담의 현장에서 많이 듣는 이야기들은 다음과 같다. 이러한 것들은 직면하기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상용구라고 할 수 있다.


1) 저에 대해서는 제가 잘 알아요!

이 말을 저에 대해서는 제가 알고 싶은 것만 알아요! 라고 번역할 수 있다. 한번 생각해 보자. 자신에 대해서 잘 안다는 것은 무엇을 잘 아는 것인지? 이름이 뭐고, 생년월일이 언제인지를 아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의 생각과 느낌, 감정과 의식 그리고 무의식을 아는 것인지? 여러분들은 자신있게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해 줄 수 있는가? 만약에 대답을 못하면서 자신에 대해서 잘 안다고 하는 것은, 반대로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는 착각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것이나, 결국에는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과 비슷하다. 한 가지 예를 더 든다면 당신은 당신의 뒤통수를 직접 본 적이 있는가? 아니라면 당신은 당신이 보고 있고 보고 싶은 것에 대해서만 그나마 안다고 할 수 있다. 100 퍼센트 중 1퍼센트. 2퍼센트의 성찰을 한 사람들은 성자란 소리를 들을 정도이니.....


2) 해 보았자 소용 없어요!

이 세상에는 해 보았자 소용 없는 것은 없다. 물론 법적, 윤리적 그리고 도덕적으로 비난을 받을 것에 대해서 궂이 해 볼 필요는 없겠지만, 그 경우가 아니라면 해 보아서 손해 볼 것은 없다. 심지어 실패라는 것도 다시금 동일한 실패를 하지 않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니 소용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실수와 실패는 잊어야 한다고 하면서 그 교훈을 배우지 않으니, 동일한 실수와 실패를 하는 것이고, 이러한 것이 누적되면 해 보았자 소용 없다라는 신념이 쌓이는 것이다.


3) 꼭 그렇게 해야 하나요?

우리가 살아가면서 순간 순간 하는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물론 꼭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꼭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하는 것도 아닌 경우가 있다. 아울러 어떤 사람에게는 꼭 그렇게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니 꼭 그렇게 해야 하나요? 라는 반응 자체가, 저는 직면하기를 싫어요! 라는 표현을 대치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다보면 꼭은 아니지만 그렇게도 해 볼 수 있는 경우가 많다. 그것은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면서 타인의 입장을 이해하는데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러한 표현으로 자신을 방어하고 보호하려는 모습에서 조금 자유로워질 필요가 있다.


4) 이것은 저 사람 때문이에요!

방어기제 중 투사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주로 말하는 표현인데, 문제의 근원을 자신이 아니라 타인에게 전가하는 행위이다. 물론 타인에 의해서 문제가 문제화 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관계의 문제는 일방적인 경우가 거의 없다. 쌍방이 일부분씩 관계가 되어 있다. 그런데 문제의 원인 제공자를 타인으로 국한을 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는데에 자신은 참여자가 아니라 판단자가 되기를 원하는 심리이다. 아울러 자신의 생각과 입장은 옳고 타인의 생각과 입장을 틀렸다는 심리가 그 속에 숨어 있다. 이 세상의 일이란 진리가 아닌 이상 언제든지 그 의미와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니 자신의 생각과 입장이 진리가 아닌 이상 달라질 수 있는 것은데, 자신의 생각과 입장은 옳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매우 비관계적인 사고라고 아니할 수 없다.


이 외에도 직면을 하게 되면 나오는 상용구가 있겠으나 오늘은 여기서 줄이고 싶다. 지금 여러분 앞에 심리적, 정서적 그리고 관계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가? 회피와 도피를 생각하기에 앞서서 직면하기를 해 보아라. 직면은 회피와 도피보다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두려움과 불안감을 줄 수는 있다. 그러나 직면을 통하면 동일한 실수와 실패를 거듭하지 않을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생긴다. 특히 상담에 임해서 직면하기를 두려워 하는 사람들은, 직면이 시작되면 상담을 중단하거나 상담을 회피하는 태도를 자주 보인다. 그러니 상담센터를 바꾸어도 다시금 직면 단계에서 멈추게 된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상담에는 공감과 위로, 격려와 지지 등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직면하기와 훈습하기 등의 단계도 있다. 이 단계에 접어들면 듣기 싫은 조언도 들을 수 있고, 알기 싫은 당신의 모습도 분석될 수 있다. 이러한 것은 당신을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고, 당신을 비난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이러한 것의 목표는 그동안 실수와 실패를 통한 상처를 치료하고, 동일한 실수와 실패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부디 이러한 점을 상담에 임하기 전에 알고 임하시길 기원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