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선생님에게 욕하는 아이들

공진수 센터장 2015. 12. 2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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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침해 학생들을 만나러 갔다. 중학생들인 교권침해 학생들. 외부에서 상담사가 왔다는 것에 두려웠는지 표정들이 어둡다.

"너희들을 야단치거나 혼내지 않을게" 라고 약속을 해도, 반신반의하는 표정들이다.

분위기를 조금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우리 놀자!"라고 하면서, 놀이카드를 꺼내놓으니 더 당황하는 표정이다.

이 상황을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좀 더 간을 보아야 할지 하는 표정들이다.

그래서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교권침해를 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먼저 좀 놀아보자" 라고 하자, 조금 안도가 되는지 놀이카드에 대해서 관심을 표명한다.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먼저 관계를 맺기를 해야 하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그리고 좀 돌아가더라도 이러한 작업은 필요하다.


어느 정도 분위기가 무르익자 자신의 이야기를 한다.

한편으로 억울하다는 느낌도 들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안한 감정도 있는 듯한 분위기에서 하는 이야기는 선생님께 욕을 했다는 것.

정황을 들어보니 교사도 그리고 학생도 화가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것은 교사나 학생이나 자존심 대결이 몰고온 교권침해라는 것.


사실 요즈음 청소년들을 만나보면 만만찮다. 폭력적인 청소년부터 외모 꾸미기에 몰입하는 청소년들까지 다양하다.

그들의 욕구 역시 너무나 다양하다.

그런데 기성세대가 이러한 청소년들의 욕구에 대해서 통제와 제한만 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청소년들의 욕구는 폭발 직전이다.

건드리기만 하면 터질 것 같다.

이러한 것이 승화되지 못하면, 이상심리에서부터 이상행동까지도 한다.

폭력과 도벽, 도박과 중독까지 그 증상도 각양각색이다.

특히 중학생들이 이런 면에서 가장 심한 것 같다.

덩치로는 어른 못지않게 컸고 생각하는 것도 어른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정작 기성세대들은 아직도 어린아이처럼 취급하고 인격적으로 대해주지 않는다고 하소연한다.

그러다 보니 부모와의 갈등, 교사와의 갈등 그리고 또래와의 갈등 등등 갈등 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이들을 누르는 학업성취에 대한 억압과 압력은 숨쉬기도 만만찮게 만든다고 한다.


다 청소년 시절을 보내고 어른이 되고 부모가 되며 교사가 되었을 것인데, 정작 지금의 청소년에 대한 이해는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짧은 만남이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니, 그들 역시 상담사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듯한 자세를 취한다.

선생님에게 욕을 하는 것은 교육의 현장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결과가 아닌 과정을 볼 때, 무엇 때문에 욕을 하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복기하고 반추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것에 대한 복기와 반추는 없고, 결과만 가지고 교권침해 학생들을 낙인 찍는 것은 그들의 행위를 조절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더 큰 저항감을 심어주는 듯하다.


비록 선생님에게 욕을 한 행위는 비난을 받아 마땅하지만, 그들의 인격은 소중하다는 의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인격적인 훈육이 이루어질 때, 청소년들은 의외로 귀를 열고 마음을 여는 경우도 많다.

스스로 자신의 잘못을 깨닫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깨달음이 있어야 그들의 행위에 변화가 오는 것을.....


기회가 되면 아이들과 함께 신나게 욕이나 해 보는 시간을 갖고 싶다.

그동안의 억압과 억눌림에 대해서 욕이라도 실컷해야 속이 풀린다면, 적당한 시간과 장소를 제공하고 신나게 욕을 하게 하는 것 말이다.

단 이러한 행위는 제한된 환경에서만 할 수 있다는 전제를 두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