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부부연구]관점의 차이

공진수 센터장 2015. 12. 24. 17:02


www.동행심리치료센터.kr  

전화문의 & 강의의뢰 : 070 4079 6875 / 070 4098 6875

 

어느 초등학교에 가서 학부모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데, 한 남성분이 간단한 질문이 있다면서 조용히 질문을 해 온다. 잠시 시간을 내어서 들어보니 자신과 아내 사이에는 성격이 달라서 많이 다툰다는 것이다. 자녀들의 양육 부분 뿐만 아니라 함께 사업을 하는데 사업을 진행하면서도 자주 다툰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강조하는 것이 성격이 달라서 너무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두 사람은 성격이 다르다. 살아온 과정이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르며, 살아온 문화적 배경이 다르니, 성격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심지어는 한 부모 아래에서 자란 형제 자매들도 성격이 다 다르다. 그러니 부부는 더욱 그렇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 남성분이 알지 못하는 것이 하나 있으니, 그것은 현재의 문제 발생의 근원에는 성격이 아니라 관점이 다른 부분도 있는데, 이러한 다른 관점을 서로 협의하고 합의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동일한 성격의 사람을 만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동일한 성격의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분쟁과 갈등이 없는 것은, 성격은 다르지만 관점을 비슷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슷한 관점을 가지고서 공동의 이익을 위해서 서로 노력하는 것이 사회이고, 그 중의 하나가 바로 가정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성격이 달라서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은 본질을 잘못 진단하는 것이다. 부부는 성격이 다르고, 부모와 자녀도 성격이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가정은 화목한 반면, 어떤 가정은 만나기만 하면 분쟁과 갈등을 벌이는 것은, 바로 다른 성격 때문이 아니고 다른 관점을 잘 소통하고 통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부부가 있다면, 바로 서로 다른 관점을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서로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드는 훈련이 필요하다.


성격은 발달과 성장과정이 거의 끝나는 청소년기가 되면 거의 굳어진다. 그 이후로는 성격이 거의 변하지 않는다. 성격은 변화지 않지만 삶의 방식은 조금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면 습관 같은 것이다. 담배를 피웠는데 더 이상 담배를 피지 않는다든지, 술을 마셨는지 더 이상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것은 바로 성격이 바뀐 것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 바뀐 것이다.


따라서 부부로 살면서 상대방의 성격을 바꾸라고 하는 것은 죽으라고 하는 것과 비슷하다. 아니 새롭게 다시 태어나라고 주장하는 것과 비슷하다. 그 정도로 성격은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성격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다 갈등을 벌이는 것도 아니다. 서로의 성격을 존중하면서 서로 협력하고 배려하는 부분을 보완한다면, 다른 성격은 한 가지 성격으로 뭉쳐진 집단보다 다양성의 부분에서 더 유익할 수 있다.


다시금 정리하지만 부부가 갈등을 벌이는 것은 성격 때문이 아니다. 자녀 양육에 대한 다른 관점 때문이고, 가정경제에 대한 다른 관점 때문이며, 가족과 친척간의 관계에 대한 다른 관점 때문이다. 따라서 상이한 관점을 가진 부부는 수시로 소통하고 대화를 하면서, 비록 다르지만 그것을 비슷하게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것에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면, 대화와 소통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


부디 갈등이 있다고 해서 상대방의 성격을 논하지 마라. 굳어져서 스스로도 버리지 못하는 성격을 배우자가 고치라고 해서 고쳐지는 것은 아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