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연구]부부가 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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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가 서로 사귀다가 부부가 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이지만, 다른 면에서는 무엇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그 중의 하나는 배우자 이외의 이성에 대한 성적 관계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 즉 다른 이성과의 부정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니, 이러한 욕구를 포기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경계선에 대해서 별로 중요시 여기지 않는 부부들이 많다. 나는 배우자 외도로 인한 외도상담과 외도치료의 현장에서 이러한 부부들을 수시로 만난다. 배우자 외도에는 다 이유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살펴보면 바로 부부가 지켜야 하는 경계선에 대한 부분에서 흐릿한 사람들이 외도의 유혹에 쉽게 빠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는 친밀감이라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친밀감이라는 것은 빈번한 접촉에 의해서 강화가 된다. 그래서 다 아는 이야기이지만, 펜팔을 한 남녀가 결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편지를 전달해 준 배달부와 결혼을 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그런지 외도의 파트너들은 행위 배우자 주변 사람들인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일 때문에 자주 만나다가 친밀감이 생기게 되고, 그러한 것이 정서적 외도로 발전을 하다가 성적 외도로 발전을 한다. 그리고 가정이 있는 남자와 가정이 있는 여자의 외도가 매우 빈번하다.

부부가 되면서 포기해야 할 것을 포기하지 못하고, 포기하지 못한 것을 욕구로 간직하고 있다가 다가오는 유혹 앞에서 욕망으로 변질된 경우가 바로 배우자 외도의 경우이다. 행위 배우자에게 무엇 때문에 외도에 빠졌을까를 물어보면, 일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행위자들도 의외로 많다. 물론 이러한 경우를 부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부의 경계선에 대한 중요도 그리고 경계선을 지켜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 직면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일 때문에 만났든 혹은 술 때문에 만났든 부부의 경계선을 취약하게 만들고, 아프게 만드는 사람들의 내면은 아직도 유아기적 심리라고 할 수 있다. 잠시 부모 몰래 나쁜 짓을 하는 아이들과 같은 심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유아기적 심리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배우자를 통해서 무엇인가를 보상받으려고 했던 것에 실망감 그리고 좌절감을 부부 이외의 파트너를 통해서 보상받고자 했던 모습도 유아기적이다. 왜냐하면 배우자를 선택하는 것은 제2의 부모를 선택하는 것이니, 부모로부터 생긴 결핍을 배우자에게서 그리고 배우자에게서 생긴 결핍은 다른 이성을 통해서 채우려고 하는 행위가 외도라고 할 때, 결국은 부모로부터 생긴 결핍이 외도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을 수 있으니, 이것이 유아기적 심리라고 아니할 수 없다.

부부가 된다는 것은 그저 서로 좋아서 결혼식하고 아기놓고 사는 것이 다는 아니다. 부부란 그 외에도 여러 가지 면에서 서로 돕고 격려하며 지지하고 의지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공동체이다. 부부에게는 부부의 경계선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경계선을 침범하는 원가족들의 참견 그리고 외도와 같은 비정상적 관계 등은, 부부가 되는 본질을 허무는 행위가 된다. 그것이 가벼운 것이든 아니면 중대한 것이든 관계없이 말이다.

이미 부부로서 살아가는 당신이라면 당신의 부부상에 대해서 한번 돌아보라. 그리고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으나 조만간 부부가 되는 남녀가 있다면, 당신들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서 진지하게 대화를 해 보라. 그냥 재미있게 살겠지, 행복하게 살겠지 하는 것은 관념이요 희망일 뿐이다. 이러한 관념과 희망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노력과 수고이다. 그리고 부부가 되면서 서로 얻는 것이 있듯이, 잃는 것도 있다는 것을 잘 알아야 한다.

혹 잃어야 하는 것, 포기해야 하는 것 중에는 그것이 욕망으로 변질될 수도 있다. 그러니 건강한 부부로서 살아가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부부가 된 이후에는 더욱 더 노력하고 수고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실천하겠다는 준비를 하는 남녀 혹은 부부라면, 당신은 행복한 삶을 이어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