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연구]말꼬리를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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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중에는 다른 사람의 말꼬리를 잘 잡는 사람들이 있다. 특히 자신과 관계된 경우에는 더욱 더 말꼬리 잡기에 몰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것은 부부상담 속에서 더욱 더 많다. 부부와 상담사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 부부의 자세와 태도를 보면, 말꼬리부터 잡고 시작하려고 한다.

분명 부부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몇 가지 원칙을 정하는데, 그 중에 하나는 경청하는 것에 대한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설명도 하고, 상담사가 중간에서 개입과 중재를 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부부들은 경청하지 못하고 자신의 생각에 몰입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배우자의 표현에 대해서 들어주려는 자세와 태도보다는, 즉시 반격하고 공격하려는 자세와 태도가 잦다.

그러다 보니 경청은 물 건너가고 심지어는 엉뚱한 이야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자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얼마 전 돈 이야기 나오기도 하고, 시월드나 처월드가 나오는데 지난 여름에 겪었던 엉뚱한 사건을 이야기 하는 경우도 많다. 아무리 주제와 연결을 하려고 해도 잘 연결이 되지 않는 주제를 가지고서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이것은 약과이다. 말꼬리를 잡기 시작하면 상담은 또 다시 물 건너 간다. 문제의 본질이 흐려지고, 상담의 목표까지도 퇴색되는 경우도 잦다. 상담사가 중간에서 개입과 중재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감정에 몰입하고 자신의 논리에 푹 빠져서 문제의 본질로 잘 돌아오지 않는 부부들도 많다.

아무리 이성보다 감정이 더 강한 힘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게 되면 다시금 본론으로 돌아오기까지 한동안 정리를 해야 하는 등의 소모전을 펼친다. 아울러 사사건건 물고 늘어지니 상담의 효과를 거두기에는 한계가 있게 된다.

말꼬리를 잘 잡는 사람들은 경청도 잘 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이 이야기 하는 순간 눈의 좌나 우로 치우치는 것은 경청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에 몰입하는 대표적인 모습이다. 그리고 반격하고 공격할 건수를 찾느냐고 기다리는 사람처럼 되어 버리기도 한다. 그러다 자신이 듣고 싶지 않은 말이 나오면 즉시 반격하고는 그 전후에 무슨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

사실 말이라고 하는 것은 전체적인 맥락에서 이해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일부분만 떼어놓고 이해를 하게 되면, 같은 이야기도 다르게 느껴지는 것이 우리의 말이다. 하물며 말꼬리를 잡거나 말허리를 자르게 되면,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기에는 한계가 있게 되는 것이 우리의 언어생활이다.

그런데 평소에 말꼬리를 자루는 습관이 든 사람들은 자신의 이러한 자세와 태도 그리고 습관에 대해서 잘 모른다. 그래서 상담사가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직면을 하게 되면, 기분이 우울해지거나 분노가 일면서 상담에 비우호적인 자세와 태도를 보이고, 상담 참여에 대한 의욕과 동기부여가 사라지게 된다.

결국 이러한 것 때문에 어떠한 상담사를 만나더라도 다시금 비슷한 직면에 도달하게 되면 비슷한 반응을 보이니, 자신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는 결과만을 얻게 된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따라서 당신이 상담에 임하면서 말꼬리를 잡는 버릇과 습관이 있다면, 이러한 것에 대해서는 스스로 변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말꼬리를 잡으면 당신의 속은 시원할지 모르지만 -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지만 - 반대로 당신의 말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도 말꼬리를 잡게 된다는 것은, 관계 속에서 수시로 반복되는 것이니, 혹 부부가 함께 상담에 임하더라도 배우자의 말에 경청하고 말꼬리를 잡지 않겠다는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한다.

비록 배우자의 말이 당신의 모범 답안지와 다르다 하더라도, 전체적인 것을 듣고서 그것도 문제해결 중심의 마음으로 반론을 제기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것이다. 이러한 것이 부부 사이에 잘 되지 않기 때문에, 여러분들은 부부상담을 신청하였을 것인데, 상담의 현장에서까지 그동안의 비효율적인 방법을 구사하려고 한다면, 이것은 시간 낭비, 돈 낭비, 노력 낭비 등의 소모전과 소진전이 될 수 있다.

당신이 평소에 말꼬리를 잡는 성향이 많은가? 상담이 아니더라도 상대방의 말을 진득하게 들어줄 수 있는 능력을 키우라. 이 세상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진득하게 들어주는 사람을 가장 좋아한다는 말이 있다. 매우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