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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가 외도를 한 사실을 알게 된 피해 배우자들 중에는 행위 배우자에게 끊임없는 질문과 확인하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어디를 갔으며 무엇을 먹었으며 무엇을 하였는지 등등 그들의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 꼭 말을 막 배운 아이들이 호기심 속에서 저건 뭐야? 이건 뭐야? 라고 묻는 것과 비슷하다.
그래서 부부상담이 이루어지면 상담사로서 물어본다. 무엇 때문에 끊임없는 질문을 하고 확인을 하는지에 대해서 물어본다. 그러면 피해 배우자들 중에는 매우 당황해 하는 경우가 있다. 아니면 당연히 알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라고 반문하는 경우도 있다. 한편으로는 일리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끊임없는 질문하기와 확인하기에 어떤 뚜렷한 목표가 없게 될 때, 주어진 정보들은 더욱 더 큰 혼란과 분노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새롭게 알게 된 정보를 통해서 행위 배우자를 공격하기도 한다. 자기에게는 해 주지 않았으면서 외도 파트너에게는 해 주었다는 피해의식과 비교의식 때문에, 마음 속에는 분노가 넘어서 증오의 감정까지 도달하는 경우도 있다. 아울러 외도 파트너에게 해 주었던대로 자신에게 해 달라고 요청하는 부부도 보았다. 대표적인 것이 성적인 부분이다. 외도 파트너보다 더 만족스럽거나 더 행복하게 하라고 행위 배우자를 다그치지만, 두려움과 미안함에 빠진 행위 배우자는 피해 배우자를 성적으로 위로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다 보면 피해 배우자는 더욱 더 오해를 한다. 외도 파트너가 좋아서 자신에게는 정서적 그리고 성적으로 친밀감을 표시하지 않는다고 하거나 아직도 외도하려고 하는 마음이 있어서 자신에게는 정도 사랑도 주지 않는다고 오해하고 곡해한다. 그래서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양 주장을 하면서 더욱 더 부부관계는 악화가 된다.
그러니 굳이 배우자 외도의 내용에 대해서 물어보고 싶으면, 무엇 때문에 물어보고 싶고 알고 싶은지 자신에게 먼저 물어 보아야 한다. 비교하기 위해서 혹은 피해의식을 강화하기 위해서 물어보는 것이라면, 그러한 행위는 중지하려는 용기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질문의 목적이 자신을 더욱 괴롭히는 방향에 맞추어져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사람들은 무슨 이야기를 들으면 자기의 방식으로 수용하며 이미지화 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행위 배우자가 이야기 하는 것에 대해서 새롭게 각색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황당한 추리나 추측을 사실인 양 주장하기도 한다. 여기에 피해 배우자는 자신만의 답안지를 가지고서 행위 배우자에게 질문을 하기 때문에, 만약 그러한 답안지에 적당한 대답을 행위 배우자가 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을 하면서, 더 이상 행위 배우자를 믿을 수 없다고 항변하고 주장하기도 한다.
배우자 외도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동기부여는 없이, 오직 자신의 피해와 상처만을 가지고서 모든 것을 주장해도 된다는 정당성만으로 무장을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상담사들도 상당한 고전을 면치 못한다. 그래서 차근 차근 문제의 본질로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중에 좀 더 문제해결 중심으로 마음이 변하게 되면, 과거의 집착했던 부분, 몰입했던 부분에 대한 후회와 함께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기도 한다. 결국 배우자가 외도를 했지만, 그 이후 다시금 배우자를 밀어냈던 것은 행위 배우자가 아니라 피해 배우자였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끊임없는 질문과 확인하기는 사람을 지치게 한다. 당신만 지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배우자도 지치게 한다. 그리고 부부만 지치는 것이 아니라 자녀 등과 같이 자녀들까지도 지치게 한다. 매우 소모적이다. 소진이 심하게 일어난다. 이런 상황이 되면 각종 신경증에도 취약하게 된다. 우울증이 생기거나 수면장애도 생길 수 있고, 편집증과 같은 불안증도 생길 수 있다. 결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 배우자가 외도를 했다고 해서 질문을 할 수는 있겠지만, 그 정도가 과도하여 스스로 통제나 조절을 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배우자와 상관없이 즉시 심리상담이나 상담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것은 당신이 잘못을 해서가 아니라, 당신의 심리와 정서를 위해서 필요한 작업이다.
물론 부부가 함께 하면 더욱 더 좋다. 행위자는 행위자대로, 피해자는 피해자대로 심리상담과 상담치료를 통해서 상처가 치유되고, 관계가 치료되어야 한다. 그래야 배우자 외도는 극복을 할 수 있고, 부부관계는 회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부디 이러한 점을 잘 명심하여, 배우자 외도 사건 후 당황하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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