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상담사는 도사가 아닙니다.

공진수 센터장 2016. 1. 2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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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로 그리고 치료사로 일을 하면서, 가끔은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이한다. 방문상담이나 전화상담 등을 위해서 전화로 먼저 문의를 받게 되는데, 그 때 내담자들이 하는 질문 중에는 몇 번 심리상담이나 심리치료를 받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뜬금 없다는 것이 바로 이런 상황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다른 예로 비추어 설명하면, 병원에 전화를 걸어서 자신의 증상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고, 수술 날짜를 언제로 잡아야 하지요? 라고 묻는 것과 비슷하다. 상담이라고 하는 것, 치료라고 하는 것은 일단 증상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것을 알아가는 상담을 진단상담이라고 한다.


이 때에는 설문지도 하고, 그림검사도 하고, 질문과 대답을 통한 상담도 하고, 관찰도 하는 등의 다양한 작업을 한다. 그러니 한 번의 상담으로 진단을 하는 것, 설문지 몇 장 돌리고 진단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상담사는 도사가 아니기 때문에, 한 번의 상담으로 그 사람의 증상과 상태에 대해서 약간은 느낄 수 있지만, 좀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여러 번의 접촉을 통해서 종합적으로 판단을 해야 한다.


여기에 설문지 검사는 어떠한가? 설문지 중에는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진 것도 있다. 예를 들면, MMPI 같은 것. 그러나 일반적인 설문지들은 자기검열을 통해서 답변을 하는 것이기에, 왜곡될 수 있고 진실하지 않을 수 있다. 여기에 아동과 같이 직접 답변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보호자들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보호자 역시 자기검열을 하고 자기가 보고 싶은 것, 느끼고 싶은 것에 대해서만 답변을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왜곡성과 편향성을 벗어나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내담자들은 설문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해 하고, 심지어는 몇 십 만원이나 되는 설문지 검사를 통해서, 낙인찍기와 비슷한 진단을 받기도 한다. 나의 입장에서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으며, 그 돈이라면 여러 번 상담에 투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아울러 진단상담은 한 번의 회기로는 불가능하다. 여러 번의 회기를 통해서, 가족력, 개인기질, 자라온 환경, 자아의 강도,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 문제해결능력, 상담과 치료에 대한 열정과 목표의식 등등 체크해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설문지 몇 장으로 사람을 판단한다는 것, 매우 위험한 일이다.


그러니 심리상담이나 심리치료를 받아보고 싶다면, 최소한 5회기 전후로 상담사나 치료사를 만나야 하고, 그 이후에 상담목표와 상담기간 그리고 상담방법 등을 정한 후 치료회기로 넘어가야 한다. 치료회기는 경우에 따라서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난다는 전제하에, 반년에서 해를 넘기는 경우까지 다양하다.


그동안 증상을 가지고 있었던 기간에 의해서 영향을 받고, 개인의 기질 혹은 부부와 가족의 문화 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아울러 내담자가 상담과 치료에 임하는 성실성과 신뢰감 그리고 극복하겠다는 의지와 행동 등등,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게 된다. 또한 경제적 상황도 무시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경제적 어려움이 있다면, 국가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곳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다만 오랜 기간동안 상담과 치료에 임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런 곳을 방문한다면 꾸준히 상담과 치료에 임해야 하며, 되도록이면 짧은 시간 안에 상담의 효과 그리고 치료의 효과를 체험할 수 있도록 내담자가 열심히 노력을 해야 한다.


경제적 부분에 있어서 큰 부담이 없는 분들은, 저희와 같은 개인상담센터를 찾는 것도 좋다. 시간적 압박감에서 자유로울 수 있고, 좀 더 심도있는 상담과 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동행심리치료센터는 예약제로 운영을 하면서, 오래 기다리거나 다른 내담자와 접촉하지 않도록 배려를 하고 있다. 아울러 상담 내용에 대해서 기록은 하지만, 그것을 외부로 유출하거나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내담자 입장에서는 좀 더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이렇게 치료상담이 잘 진행되었다면, 다시금 평가상담을 받아야 한다. 대략 5회기 정도 남짓이 되는데, 이 때 다시금 설문지나 그림검사 혹은 내담자 스스로 느끼거나 깨달은 것에 대해서 정리를 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런데 많은 내담자들은 이러한 시간을 회피하려고 한다. 당장 증상이 완화되었으니 아쉬울 것이 없다는 듯이, 상담과 치료를 일방적으로 중단한다. 그러나 상담과 치료라는 것은 시작이 있으면 끝맺음도 잘해야 한다.


특히 아동이나 청소년들은 상담사나 치료사와의 만남 못지않게 이별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고, 그러한 것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 옛 증상이 다시금 재발하는 등의 퇴행적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상담과 치료를 종료할 시점이 되면 몇 회기가 남았는지에 대해서 충분한 사전 고지와 함께 내담자와 상담사 혹은 치료사와의 이별에 대한 준비를 하고, 그로 인한 불필요한 두려움과 불안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상담은 매우 구조적이다. 매우 계획적이다. 그냥 시간이 남아서 수다를 떠는 것도 아니고, 수많은 대화와 상담 그리고 치료를 통해서 도달해야 하는 목표점을 향해 가는 목표지향적인 과정이다.


오늘 아침에도 뜬금없는 전화를 받았다. 몇 회기 받아야 하나요? 당황스럽고 황당하기도 하다. 몰라서 그랬겠지 하는 생각에 상담과 치료에 대한 글을 적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시금 이야기 하지만 상담사는 도사가 아니다. 목소리만 듣고서도 증상을 알고, 치료의 횟수까지 맞출 수 있다면, 상담사나 치료사는 사람이 아니라 신이 되어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