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연구]외도 후 - 아픈데 왜 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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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외도상담치료를 하다보면, 배우자 외도 인지 후 바로 찾아오는 부부들도 있지만, 의외로 1년 혹은 2년 그리고 그 이상의 시간을 보내고 찾아오는 부부들도 많다. 그러다 보니 이렇게 시간을 지체한 부부들의 경우, 더 많은 상처와 아픔을 가지고 찾아오는 경우가 된다.

배우자가 외도를 했다는 것은, 그 어느 이유로도 설명이 불가능하고 이해가 되기 어려운 아픔과 상처이다. 그래서 나는 그 아픔과 상처에 대해서 비유를 들어서 5톤 트럭에 깔린 것의 몇 십 배 혹은 몇 백 배의 아픔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제서야 행위 배우자들은 조금 느낌을 받기도 하고, 조금 피해 배우자를 이해하기도 한다.

배우자 외도가 벌어지고 그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 피해 배우자는 극심한 고통에 빠지게 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러한 피해 배우자들 중에는 자신의 아픔과 상처를 참고 넘기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사실 심리라는 것은 병리와 비슷한 부분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몸이 아프면 즉시 병원으로 달려가는 사람들도 마음이 아프면 참고 넘기려고 한다. 그러다가 병을 키우기도 하고, 몸과 마음은 망신창이가 되기도 한다.

배우자 외도 인지 후 피해 배우자가 감정조절을 잘 하지 못하고, 언행을 잘 통제하지 못한다는 것은 아픔이 극심하다는 신호이다.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식사를 잘 못해서 체중이 빠졌다는 것은 많이 아프다는 표시이다. 배우자 외도의 내용을 하루에도 열 두번씩 물어보고, 반추하는 등의 행위를 보이는 것은 심하게 아프다는 뜻이다. 그런데 참고 넘긴다? 여러분은 이해가 되는가?

심지어 주변의 원가족들이 그냥 잊으라고 강요하고, 행위 배우자까지 잊으라고 종용을 한다면, 그것은 피해 배우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행위요, 피해 배우자를 두 번 세 번 아프게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참고 넘기려고 한다면, 과연 이것이 합리적인 것일까? 배우자 외도를 작은 사건이라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그렇다고 참고 넘기게 되면 더 큰 문제가 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나는 배우자 외도 인지 후에는 반드시 상담치료나 약물치료를 받으라고 한다. 아울러 아픔을 느낀다면 더더욱 그렇다고 강조한다. 참는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잊는다고 잊혀지는 것도 아니다. 잠시 무의식의 창고에 들어갈 뿐이다. 언제가는 다시금 무의식의 창고에서 밖으로 나올 경우에는 더 큰 아픔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배우자가 외도를 하였는가? 그리고 그 사실을 인지하였는가? 가장 먼저해야 할 것은 치료이다. 아픈 곳은 치료하면 된다. 그리고 치료 후에 우리는 좀 더 이성적으로 그리고 좀 더 종합적으로 배우자 외도를 다루면서 재발될지도 모를 배우자 외도를 예방할 수 있다. 치료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배우자 외도를 다루는 것은, 찢어진 손을 물에 담그면 아프듯이 아픔만을 느끼게 될 뿐이다.

아픔은 참을 것이 아니라 치료해야 할 것이다. 상처는 잊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니 배우자 외도 인지 후 행위 배우자와 피해 배우자는 치료적 작업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행위 배우자의 참여는 배우자 외도에 대한 죄책감만 갖는 것이 아니라, 배우자 외도 후 수습하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책임을 지는 모습이기에 매우 필요하다.

부디 부부가 시시비비를 가리고 서로 공격하고 방어하는 등의 비효율적인 방법을 선택할 것이 아니라, 좀 더 빠르게 치료적 작업을 함으로써 근본적인 치료와 선조치적인 예방을 하는 것은 필요하다. 특히 아픔과 상처를 참는다는 것은, 간단한 치료를 수술대까지 올리는 실수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부디 참고하시고 배우자 외도 인지 후 치료적 작업에 소홀함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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