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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다 보면 자신에 대해서 잘 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정작 이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해 보면, 자신에 대해서 너무나 모른다는 것을 알고 놀랄 때가 많다. 그럼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사람이란 존재는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아는 것 같지만, 실상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알고 싶은 것만 알려고 하는 존재이다. 그런데 이렇게 보고, 알게 된 것이 바로 눈 앞에 있으면, 그 뒤에 숨어 있는 다른 것들을 잘 보지 못한다는 한계가 생긴다. 예를 들어서 손을 들어서 눈 가까이에 놓아보라. 당신의 눈에는 손이 가장 뚜렷하게 보일 것이다. 그러나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우리는 살아가다 보면, 알면서 잘못하는 것 못지않게 모르면서 잘못하는 것도 많은데, 사람들은 알면서 잘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문제의식을 가지지만, 모르면서 잘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알면서 잘못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비난을 하지만, 모르면서 잘못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러러니 한다. 그러나 굳이 최악을 꼽는다면, 모르면서 잘못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이러한 사람들은 잘못을 고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이유는 간단하다. 잘 모르니까!
그럼 뭘 잘 모른다는 것일까?
첫째로는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것이다. 간단하게 생각해 보자. 당신은 당신의 등짝을 직접 본 적이 있는가? 거울 등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 말이다.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자신에 대해서 잘 안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당신의 앞과 뒤 그리고 옆을 모두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이 당신보다 더 많이 당신에 대해서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현상적으로는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에 대해서 잘 안다고 말하는 것은 무리수가 있다.
둘째로는 타인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가까이 지내는 사람에 대해서 잘 아는 것 같지만, 그 속에는 당신의 주관적인 부분에 의해서 아는 것이지, 타인을 타인의 입장에서 잘 아는 것은 아닐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을 보면, 사기꾼을 잘 믿는 실수를 하는데, 자신의 눈에는 사기꾼처럼 보이지 않았을 뿐, 상대방은 이미 사기꾼이었을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타인에 대해서도 얼마나 잘 모르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셋째로는 사람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것이다. 이미 자신과 타인을 언급했으니, 좀 더 넓은 범주에서 사람이라는 표현을 써 보았다. 많은 사람들은 사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그 정도가 더 심하다. 그러다 보니 사람에 대한 이해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공감능력도 떨어지고, 관계맺기 능력도 떨어진다. 그런데 자신의 이러한 부족이 사람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다 보니 혹 대인관계 속에서 문제와 갈등이 생기면, 그것은 자신의 사람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기 보다는 상대방이 문제이기 때문에 발생되었다고 주장을 한다. 다시금 사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모르는 가운데 우리는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며, 그 속에서 살아가고 생활한다. 그리고 부부가 되기도 하고, 가족이 되기도 하고, 친구가 되기도 하고, 동료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갈등, 분쟁, 다툼, 문제 등이 생기게 되면, 잘 모르는 부분 때문에 이러한 것들이 생기는 것인지를 모르고, 타인을 비난하거나 환경을 비판하면서 울분을 토로한다. 그러면 그럴수록 주변에는 사람들이 더 없어지고, 외톨이가 되는 느낌과 함께 외로움과 고독감이 찾아오게 된다.
따라서 우리는 알아야 한다. 자신에 대해서, 타인에 대해서 그리고 사람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특히 자신에 대해서는 반드시 알아야 한다. 자신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 타인에 대해서 그리고 사람에 대해서 알려고 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어딘가 순서가 잘 못된 것이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알고 잘못하는 것도 문제일 수 있으나 모르고 잘못하는 것은 최악이라는 것. 꼭 기억해야 한다.
당신이 아픈 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고, 치료를 받지 않아서이다. - 공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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