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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증과 같이 의심으로 살아가는 것도 위험하지만, 이것 못지않게 과신하는 것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많은 부부들은 의심 아니면 과신 속에서 살아간다.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혹시 내 배우자가?' 하면서 의심을 하기도 하고, 반대로 '다른 사람들은 다 그래도 내 배우자만큼은 안 그러지?' 하면서 과신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가운에 벌어지는 것이, 바로 배우자의 외도 행위이다.
그런데 실제로 배우자의 외도 앞에서도 직면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려고 하고 '설마'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회피하려고 한다. 특히 이런 경우 중 대표적인 경우가, 외도 행위자가 평소에 다른 사람들의 외도 행위에 대해서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가진 것처럼, 자신은 이러한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것처럼 발언한 것들을 기억하면서, 다른 사람들은 외도를 하더라도 내 배우자 만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는 것이다. 아니 믿고 싶어한다. - 자신을 위해서.
그러나 배우자 외도에서 자유로운 부부는 아무도 없다. 다만 기회와 용기 그리고 유혹 등이 없어서 그렇지, 어떤 부부도 배우자 외도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고 모든 부부들이 배우자 외도를 한다는 것은 아니다. - 간혹 이 부분에 대해서는 외도 행위자들이 악용하는 편이 있다. 외도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고... - 전혀 맞지 않는 말이다.
부부의 관계는 한 해 한 해 살아가면서 사랑도, 정도 그리고 존경도 깊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권태와 함께 사랑도, 정도 그리고 존경도 약해진다. 특히 부부간의 갈등 요소가 산재해 있으면 있을수록 부부의 관계는 느순해질 수 있다. 이와 비례해서 부부의 성적관계도 약해질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섹스리스로 살아가는 신혼부부들도 많다. 그러다 보면 부부간의 신뢰도, 부부 사이의 책임의식도 약해진다. 이러한 틈을 외도의 유혹이 파고 든다. 그리고 외도의 유혹이 다가올 수 있는 기회는 너무나 많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다가올 수 있고, 직장, 동호회, 종교생활, 채팅, 소개, 성매매 등등 널려 있는 것들이 모두 다 유혹거리다. 기회가 되고, 용기가 있으며, 돈만 있으면, 배우자의 눈과 귀를 속이고, 얼마든지 그리고 언제든지 그리고 어디서나 외도행위를 할 수 있다. 그리고 무서운 것은 외도행위에서 스스로 걸어 나오는 행위자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 그러니 들킬 때까지 가고, 들키고 나서도 쉽게 끊지 못하는 것이 외도행위이다. 일종의 중독이라고 할까?
그러니 배우자가 외도행위를 했다는 것은, 횟수와 관계없이 심각한 상황이 발생된 것이다. 그냥 주사 한 대 맞고 끝날 일이 아니라, 중환자실에 들어갈 일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외도 피해자에게는 더욱 더 그렇다. 너무 비유를 비약하였는지 모르나, 많은 외도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보다 더 심한 경우도 많다.
그러나 외도 행위자는 유유자적하거나 적반하장식으로 나오기도 하고, 사과 한 마디로 모든 것을 다 해결된 양 행동하기도 한다. 상처는 일순간에 일어나도 치료는 일순간에 되지 않는 것이 상식인데, 상식적인 수준의 대처와 수습도 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왜냐하면 자신만을 방어하고, 보호하기에 앞서는 것이, 외도 행위자이니 말이다.
그러다 보니 부부 사이에 외도사건이 벌어지면, 그 날부터 부부는 심리적, 정서적, 관계적, 정신적 등등으로 곪아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고통과 아픔을 느낀다. 고통과 아픔 때문에 신음하는 것에 대해서 외도 행위자는 '시끄럽다', '다 지나간 것 가지고 왜 그래?', '나도 힘들거든...', '사과 했잖아', '또...' 등등으로 방어 혹은 공격을 하면서, 외도 피해자를 다시금 고통과 아픔의 구렁텅이로 집어 넣는다. 그러니 배우자 외도가 미치는 후폭풍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런 상황에 직면하게 된 피해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밤잠을 설치며, 식음을 전폐하며, 일상이 허물어지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빠지기도 한다. 그러면서 설마 설마했던 자신을 학대하거나 비난하기도 한다. 결국 이러한 상황을 못참는 피해자들 중에는 각종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보았다. 화와 울분, 분노와 미움 그리고 증오와 복수심 등으로 무장을 하고서는, 치료의 현장에 나오지 않는 피해자들도 참 많다.
왜 자신이 잘못한 것도 없는데, 치료를 받아야 하느냐면서 울분을 토로한다. 치료는 잘못 때문에 받는 것이 아니라, 아프기 때문에 받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설득해도 거부하는 피해자들도 많다. 설마가 가지고 온 후폭풍이다. 그러니 앞에서 적은 것처럼 의심으로 무장할 필요도 없지만, 과신으로 무장할 필요도 없다. 부부는 평소에 상대방의 정서와 심리를 잘 파악하고, 상대방의 욕구에 대해서 배려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설마 내 배우자가 그러겠어?' 라는 말은 부부관계를 관리하고 유지하는데에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자가 외도행위를 하였다면, 최대한 빠르게 치료를 받으려는 용기와 지혜를 가지라. 상처는 일순간이지만, 치료는 최대한 빠를수록 좋다. 부디 참고하시길...
당신이 아픈 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고, 치료를 받지 않아서이다. - 공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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