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상담칼럼

[가족연구]밖에서는 순한 모습 보이는 가정폭력 행위자들

공진수 센터장 2017. 3. 1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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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지인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들은 이야기이다. 지인들이 섬기는 교회에 새로운 교역자가 오셨는데, 너무나 훌륭한 인품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좋아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것도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사모님의 폭로로 사임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데, 그 이유가 바로 가정폭력이었다는 것이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이러한 이야기에 대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으나, 정작 나는 이러한 경우가 결코 이 가정만은 아니라는 것을 안다. 많은 가정폭력 행위자들은 가정 밖에서는 순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가정폭력의 사실에 직면하고 나서도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설마 사실이 아니겠지?'

'저런 사람이 가정폭력 행위자라니...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네?'


첫 번째 경우가 알려진 사실에 대해서 부정하는 모습이라면, 두 번째 경우는 기대만큼 실망이 크듯이 좌절감을 표현하는 경우이다. 그러나 실제로 가정폭력 행위자들 중에는 가정 밖에서 선한 모습, 고상한 모습, 착한 모습 등을 보여주는 경우가 잦다. 이러한 것은 가정폭력 행위자 개인의 심리적 문제로부터 기인한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가정폭력 행위자들은, 이미 가정폭력 피해자였던 시절이 많다. 대부분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가정폭력 피해를 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부모가 가정폭력을 행사하면, 자녀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이 자신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자존감이 낮아진다. 아울러 가정폭력이 싫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폭력이 내면화 된다. 이런 상태에서 상처 치유도 없이 성인이 되고, 자신의 무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는 공격성, 폭력성을 인지하지 못한 채 결혼을 하게 된다.


그런데 결혼생활에서 불만감이 쌓이기 시작하면, 무의식 속에 저장되었던 공격성, 폭력성이 외현화 된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화가 나면, 무의식적으로 폭언, 폭력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러한 폭언과 폭력은 시간이 지나면서 그 빈도수가 잦아지고, 그 강도가 강해지는 등의 강화작용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나중에는 자신이 가정폭력을 행사하고 난 후에도 전혀 그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가정폭력의 원인에 대해서 자기 합리화, 투사, 전치 등의 방어기제를 보여준다. 정작 자신의 모습은 보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대신에 가정 밖에서는 이러한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고 한다. 가정 밖에서도 가정 안에서와 같은 전략을 사용할 경우, 주변 사람들로부터 버림 당할 것 같은 두려움 때문에, 오히려 순한 양과 같이 행동한다.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하며, 통이 큰 사람처럼 보이려고 하며, 손해를 보더라도 자신의 공격성과 폭력성을 가면으로 위장, 포장, 분장한다. 그러니 주변 사람들은 이런 사람에 대해서 가면만 보고 판단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러한 사람들이 가정 안에서는 가정폭력을 행사한다?


'아하! 배우자가 문제구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는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도 잦다. 그러나 배우자가 원인을 제공할 수는 있어도, 정작 문제는 가정폭력 행위자라는 것을 인지시키고 치료하지 않으면, 이런 사람은 어떤 배우자를 만나더라도 가정폭력을 행사하게 된다. 왜냐하면 배우자가 나빠서가 아니라, 가정폭력 행위자가 가지고 있는 폭력 바이러스 때문이다. 가정 안에서 욕구불만이 생기면, 가족에게는 폭력을 행사하려는 그래서 자신의 과거에 보고, 배우고, 익힌 것을 그대로 사용하려는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느니, 어떤 배우자를 만나도 비슷하게 살아간다는 것이다.


혹 당신의 가정에 가정폭력이 존재하는가?


참고 넘어갈 것이 아니라, 치료하고 살아가야 하는 과제가 생긴 것이다. 가정폭력을 그대로 방치하면, 심할 경우 죽음과 직면할 수도 있지만, 자녀들에게는 최악의 유산인 가정폭력을 물려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가정폭력의 극치는 나중에 부모에게 가해지는 노인학대, 부모학대와 연결된다. 여기에 대해서 당신은 무엇을 느끼는가?


당신이 아픈 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고, 치료를 받지 않아서이다. - 공진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