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연구]부부는 왜 갈등을 할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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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갈등 부부를 만나면서 느끼게 되는 것 중의 하나가, 왜 부부는 갈등할까? 라는 질문이다. 여기에 대해서 몇 번에 걸쳐 몇 가지를 적어본다.

가장 먼저 손꼽는 것은, 바로 대화와 소통에 대한 것이다. 이는 3자 부부상담을 해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부부가 상담현장에서 나누는 대화의 패턴을 보면, 이러한 부부가 오히려 갈등이 없으면 이상하지! 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부부들이 참 많다. 쉽게 말해서 대화법, 소통법 그리고 공감법 등을 모르면서, 부부는 열심히 대화와 소통을 하지만 대화와 소통을 하면 할수록 갈등이 생길 수 밖에 없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볼까?

어떤 부부가 상담에 나와서 이런 말을 한다.

"선생님, 저는 남편이 매일 술 마시고 들어오는 것 때문에 신혼때부터 지금까지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요?" 라고 말을 했다.

그러자 대뜸 이 말을 듣고 남편이 화를 내면서 이렇게 반응을 한다.

"언제 내가 매일 술 마시고 들어왔어. 지난 주는 4번 밖에 술을 마시지 않았거든..."

쉽게 말해서 말꼬리잡기형의 대화법과 소통법을 사용하는 부부이다. 이런 부부들은 처음에는 중요한 사안으로 대화를 시도하다가, 결국에는 본질은 없고 말꼬리를 잡고 끝난다. 결론도 없지만, 왜 대화를 했는지에 대한 의미도 사라지게 하는 부부들의 모습이다. 말꼬리잡기형 부부들의 경우에는, 말의 행간을 놓치거나 각자 자기가 듣고 싶은 말만 들으면서 다투기도 한다.

또 다른 부부가 있다.

"선생님, 저는 아내에게 말을 걸면, 대답은 없고 침묵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는 정말로 화가 나요!"

그러자 대뜸 이 말을 들은 아내가 마음 속에 담아 두었던 말을 꺼낸다.

"그것은 당신이 윽박지르고 억압적으로 말을 하니 내가 어떻게 대답을 할 수 있겠어요?"

이런 부부들은 억압과 침묵을 사용하는 부부이다. 한 사람은 억압으로, 다른 한 사람은 침묵으로 응대를 하면서, 듣는 사람도 화가 나고, 말하는 사람도 화가 나는 경우라고 할까? 그러니 이러한 방법을 개선하지 않고서 대화와 소통을 하면 할수록, 마음에 상처와 아픔은 계속 만들어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에 대한 오해만이 가득 쌓여가는 부부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부부가 갈등을 벌이는 대표적인 이유는, 바로 대화와 소통의 부재 못지않게, 대화와 소통의 방식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러한 대화법, 소통법 그리고 공감법 등등을 교육에서는 잘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가정에서도 잘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냥 어깨너머로 배우듯이 배우고 익히며, 원가족 안에서 있었던 대화와 소통의 방식을 결혼 후에도 부부 사이에 그대로 차용해서 사용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대화와 소통의 방식이 효과적이면 별 문제와 갈등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대화와 소통을 하면 할수록 서로 지치게 되고, 서로 오해하게 되며, 서로 섭섭하게 되는 것이다. 바로 대화와 소통의 부재 및 대화와 소통의 방식에서 비효과적인 방식을 사용하니, 부부의 삶도 더욱 더 불행하거나 불만족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부부에게 갈등이 생기고,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부부의 대화와 소통에 대해서 성찰해 보아야 한다. 대화와 소통 속에 결핍은 없는지, 대화와 소통의 방식은 적절한지 등등을 체크해 보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부가 서로 체크하는 것도 좋지만, 상담사와 함께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보완해야 하는지를 코칭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관계 속에서 대화와 소통이라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데에 숨을 쉬는 것도 동일한다. 숨이 막히는 곳에서 살 수 없듯이, 대화와 소통이 부재하거나 부적절한 사이에서 버티어낼 관계가 있을 수 있을까? 잘 생각해 보는 부부가 되시길 바라면서...

당신이 아픈 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고, 치료를 받지 않아서이다. - 공진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