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연구]원인만 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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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의 외도가 발각 후 피해 배우자의 머리 속에 가득한 것 중의 하나는 배우자가 '왜 외도를 했을까?'라는 궁금증이다. 말이 궁금증이지 피해 배우자에게는 여기에 대한 의문과 해답찾기에 대해서 매우 간절하다. 그래서 하루가 멀다하고 행위 배우자에게 계속해서 그리고 반복적으로 묻고 또 묻는다. 왜 외도를 했느냐고.

그런데 이러한 질문 앞에서 행위 배우자들은 나름대로 답변을 내어 놓지만 - 그렇지 않고 회피하는 행위 배우자들도 많이 있지만 - 이러한 답변에 대해서 피해 배우자들은 자신의 답변대로 대답하지 않는 행위 배우자들에 대해서 분노하고 공격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과정도 문제이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원인만 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배우자 외도와 직면한 부부들이 겪는 첫 번째 어려움이 바로 이런 것이다. 끝없이 그리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지는 피해 배우자의 질문에, 나름대로 답변을 해도 믿어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 분노하는 행위 배우자. 이러한 시간이 지속되다 보면, 부부가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면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대화와 소통을 하면 할수록 다툼과 싸움으로 번지게 되고, 급기야는 지난 시간의 섭섭한 것들, 답답했던 것들, 아쉬웠던 것들을 마구 토해내면서 문제가 점점 확대되어 버린다.

감당하기조차 힘들 만큼 문제의 양이 늘어난 것도 문제이지만, 문제의 본질이 흐려지는 것은 더욱 더 큰 문제가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외도의 피해 배우자가 오해려 가해자처럼 되어 버리고, 외도의 행위 배우자가 피해자처럼 되어 버린다. 혼란에 혼란이 연속되어지고, 시간이 흐르면서 심리적 에너지가 소진되면서 지쳐 쓰러지게 된다.

문제가 해결되지도 않았는데, 지쳐서 흐지부지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이루어지고 나면, 피해 배우자는 좌절감의 학습효과를 얻게 되고, 행위 배우자는 외도의 심각성에 대해서 잘 알고, 깨닫지도 못하면서 시간만 끌면 대충 이렇게 넘어가도 되는구나 하는 학습효과를 가지게 된다. 그래서 외도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 그리고 습관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원인을 알아야 하지만, 원인만 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인뿐만 아니라, 과정을 통해서 반성, 참회, 성찰, 보완 등등 다양한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여기에는 행위 배우자뿐만 아니라 피해 배우자도 함께 해야 한다. 죄의식, 죄책감, 자책감, 자죄감 등의 감정만 가지고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비난, 공격, 비판, 무시 등의 방법으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부부가 문제의 핵심을 알고 깨달으며, 생각의 변화, 행동의 변화, 삶의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훈련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변화를 위한 훈련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생각으로만 그리고 말로만 변화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큰 효과를 보지도 못하고, 좋은 결과에 도달하지도 못한다. 그러니 원인찾기가 필요하지만, 원인찾기만으로 문제해결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피해 배우자나 행위 배우자 모두 깨닫고,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의 첫 걸음은 치료에서부터 시작이 된다. 아무리 좋은 보양식도, 소화기관이 아프다면, 큰 효과를 보지 못하듯이, 배우자의 외도 후 부부가 변화하기를 원한다면, 치료부터 시작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배우자의 외도에 대한 원인찾기에는 피해 배우자들이 더 열성적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만 몰입해서는 안된다. 아울러 행위 배우자들도 외도사실만 인정하면 그만인 것이 아니라, 왜 외도를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깊은 성찰을 해야 한다. 그래야 동일한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으며, 동일한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배우자의 외도 사건 후에는 부부가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치료를 시작으로 변화의 첫 걸음을 시작하라.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원인파악도 중요하지만, 원인만 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 꼭 명심하시길...

당신이 아픈 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고, 치료를 받지 않아서이다. - 공진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