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심리칼럼]반응적 우울과 준비적 우울

공진수 센터장 2017. 11. 24. 18:20



홈페이지 : www.동행심리치료센터.kr    

전화문의 & 강의의뢰 : 070 4079 6875

전화상담 전용 : 070 4098 6875

페북 연결 : https://www.facebook.com/jinsu.kong


죽음과 관련된 책을 찾다 보니,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죽음과 죽어감이란 책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책을 한 장 한 장 읽어가다 보니, 나 자신도 미쳐 몰랐던 다양한 정보가 책 안에 가득하다. 책에 대한 서평은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다시 쓰기로 하고, 오늘은 책 안의 내용 중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어서 이 부분만 먼저 다루어 보기로 한다.


책의 내용 중에 우울과 관련된 장이 있는데, 그곳에서 나오는 반응적 우울과 준비적 우울이 공감이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것이 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서도 얼마든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 반응적 우울과 준비적 우울부터 알아 볼까?


반응적 우울은 말 그대로 어떤 우울한 상황과 직면했을 때 가지게 되는 우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좌절하고, 실패하고, 슬프고, 죽을 병에 걸렸다고 진단 받고 등등 어떤 원인에 의해서, 반응적으로 우울해지는 것이 바로 반응적 우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준비적 우울은 뭘까? 그것은 지난 시간이 아니라 다가올 시간에 대해서 가지게 되는 우울을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죽음을 앞두고 있는 시한부 인생의 사람들이 겪는 우울이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까?


그런데 이러한 준비적 우울이 죽음을 앞둔 사람들만 있을까?


나의 생각으로는 그렇지는 않다. 미래가 불분명하고, 지금보다 더 이상 나아질 수 없다고 느껴질 때, 사람들은 준비적 우울을 겪을 가능성도 높다. 예를 들어서 부부의 관계가 점점 악화되고 있는데, 더 이상 좋아질 것 같지 않다면 그래서 이혼을 할 수 밖에 없다면,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준비적 우울을 맛볼 것 같다.


또 다른 예를 들면 배우자가 외도를 하였는데, 이러한 외도가 한 번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이어진다거나 정리를 못해서 질질 끌고 있다면, 피해 배우자의 입장에서는 준비적 우울을 겪을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반응적 우울만 맛보는 사람들은 적을 것 같다. 반응적 우울이 끝나더라도 준비적 우울로 이어질 수도 있고, 동시에 반응적 우울과 준비적 우울을 함께 겪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반응적 우울은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우울이니 치료가 필요한 것이고, 준비적 우울은 아직 도래하지 않았으나 미래에 대한 파국적 상황 혹은 더 이상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상존하는 것이니, 시한부 인생이 아닌 이상은 예방적 차원에서 대처를 해야 한다. 예를 들어서 배우자의 외도 같은 경우, 추가적인 외도를 하지 않는다면, 준비적 우울에서 벗어날 수도 있다.


그런데 준비적 우울은 말로 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서 시한부 인생을 사는 사람에게 희망고문을 가하거나 - 곧 나을 것이라든지 혹은 더 오래 사셔야지요! 등등 - 배우자의 외도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에게 말로만 '잘 하겠다', '더 이상 외도를 하지 않겠다', '그냥 잊어달라'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준비적 우울이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는 다르게 준비적 우울에 빠진 분의 손을 잡아 주거나 함께 해 주거나 등등을 통해서 당신의 옆에 내가 함께 있다는 것 그리고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경험하게 해 주어야 극복할 수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위로와 격려라는 것도 잘못된 타이밍에 하게 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법이니, 죽음을 앞두고 있는 가족이 있는 사람이나 기타 상처와 아픔을 주어서 우울한 사람이 옆에 있는 경우, 적절한 방법으로 위로와 격려를 주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그래야 반응적 우울뿐만 아니라 준비적 우울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참고하시길...


당신이 아픈 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고, 치료를 받지 않아서이다. - 공진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