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우울한 사람의 눈에는 우울한 것만 보인다.

공진수 센터장 2017. 11. 25.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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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자신의 감정과 동일한 것 혹은 비슷한 것을 좋아하는 속성이 있다. 이것을 일반적으로는 유유상종의 법칙이라고 하지만, 다른 면에서는 동질화의 법칙이라고 한다. 쉽게 설명하자면, 기쁜 마음이 있는 사람에게는 기쁜 것들에 반응을 잘 하고, 우울한 사람들은 우울한 것에 반응을 잘 한다는 것이다.


'설마 그럴까요?' 하고 반문하는 분들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우울이라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라는 선입견 혹은 고정관념을 가지신 분들이 가질 수 있는 질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상담현장에서는 만나는 우울한 사람들을 만나 보면, 확실히 우울한 사람들 눈에는 우울한 것만 찾는 사람처럼 우울한 것만 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상담치료를 해 보면, 온통 우울한 이야기들 뿐이다.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면 모든 것이 우울하다는 것이다. 날씨가 추워도 우울하고, 날씨가 더워도 우울하며, 해가 떠도 우울하고, 비가 와도 우울하다고 한다. 이러한 것은 세상이 우울해서 우울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이 우울해서 우울하게 느끼는 것인데, 우울한 사람들은 반대로 이야기를 한다. 온통 우울한 것 뿐이니 우울할 수 밖에 없다고 말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재미 있는 것, 신나는 것을 들려주고 보여주어도 감흥이 없다. 공감이 없다. 오히려 짜증을 내고 싫어한다. 자신의 감정과 동질화가 되지 않으니 짜증이 나고, 화가 나는 것이다. 그리고 재미 있고, 행복하고, 기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화와 짜증은 아니지만, 자신의 초라한 모습과 대조되는 것 때문에 더 의기소침하게 되고, 자격지심에 빠지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우울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아울러 우울한 사람들은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 잘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무표정하기도 하다. 또는 무기력하기도 하다. 그래서 하고 싶은 일도 하지 않고, 해야 할 일도 잘 하지 않는다. 미루거나 회피하거나 잊어버리는 등등의 모습으로 방어적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우울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예술치료를 하려고 하면 오히려 귀찮아 한다.


그나마 이야기를 하는 우울한 사람들은 온통 우울한 이야기만 한다. 자신에 대해서도 우울한 이야기를 하고, 환경에 대해서도 우울한 이야기만 한다. 그러다 보니 본의 아니게 스스로 마음의 벽을 쌓고 살아가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의 도움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스스로 막아 버리는 마음의 벽. 바로 우울감과 우울증이 주는 마음의 벽을 자신도 모르게 쌓는 것이다.


그리고 속으로는 임의적 추론과 인지적 오류 속에서 자신이 가장 못났고, 자신이 가장 불행하다는 인식의 감옥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다. 외롭고, 고독하고, 쓸쓸하고, 힘들고, 괴롭고, 고통스럽고, 죽고 싶은 마음 등등이 마음을 지배하니, 삶에 대한 기쁨과 즐거움, 만족감과 행복감이 자리할 마음의 여유를 주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고백만 해도 50 퍼센트는 치료가 되는데, 이러한 것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심지어 상담치료의 현장에 나와서도 자기검열에 빠져서, '상담사가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나를 어떻게 바라볼까?' 등등의 자기검열로 속마음을 고백하지 못한다. 우울감이라는 돌덩어리가 마음을 억압하고, 그 억압한 자리에 욕창이 생기고 있는데도, 자신감이 없거나 표현력이 부족해서 끙끙 앓기만 할 뿐, 고백효과의 치료를 맛보지 못하는 것이다.


문제는 가족 구성원 중 이러한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게 되면, 그 가정 전체가 우울해진다는 것이다. 감정전이가 이루어지면서 집안 분위기도 우울해지는 것이다. 그러니 자신도 통제하지 못할 정도의 우울감이 지속된다면, 우울감 혹은 우울증과 관련된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우울한 마음으로 우울한 것들만 보면서 우울한 사람이 되어 버릴 수 있다.


유감스러운 것은 우울증의 가벼운 마음의 감기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데,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왜냐하면 우울증은 재발이 잘 되기 때문이다. 한 번 걸린 감기는 다시 걸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우울증은 이와 다르기 때문에, 마음의 감기라는 표현이 이 증상을 너무 가볍게 볼 수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부디 참고하시길...


당신이 아픈 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고, 치료를 받지 않아서이다. - 공진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