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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를 하는 행위 배우자들을 만나 보면, 가치관 혼란을 겪는 경우를 자주 본다. 그래서 외도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왜곡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사람이 살다보면 외도 한 번 해 볼 수 있는 것이지! 요즘 세상에 다른 사람들도 다 애인이 있는데 왜 나만 잘못한 것처럼 그래! 억울하면 너도 외도해! 등등 왜곡된 가치관은 외도행위 이상으로 피해 배우자를 괴롭힌다.
이런 왜곡된 가치관을 표현하는 행위 배우자를 바라보는 피해 배우자의 입장에서는, 외도가 재발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 때문에 이혼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일리가 있는 생각이다. 그러나 정작 외도 후 이혼을 해야 하는 부부와 그렇지 않은 부부들은 존재한다. 다시 말해서 이혼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부부들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부들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경제적으로 자립이 불가능한 부부, 아직은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자녀가 있는 부부, 외도에 대해서 진정성 있는 반성과 참회를 하며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면서 변화를 추구하는 부부, 비록 외도가 벌어졌지만 정서적으로는 헤어질 마음과 용기가 없는 부부 등등은 이혼을 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이러한 조건에 들어가는 부부들 중에도 왜곡된 신념과 가치관을 그대로 유지하는 경우가 있다면, 이러한 부부들은 결국 이혼으로 결론이 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겪으면서 부부관계의 회복에 방해를 하거나 소극적인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행위 배우자들이 더 많은데, 이들이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가치관 혼란 장애라는 것이다.
이러한 가치관 혼란 장애는 철이 없어서 생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적어도 성년의 나이이고, 결혼까지 해서 아빠나 엄마 혹은 남편이나 아내의 입장에 선 사람으로서 철이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가치관 혼란 장애를 겪는 사람들의 경우, 지금의 나이가 얼마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과거에 어떻게 자랐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혹 부모의 외도를 보고 자란 경우, 가치관 혼란 장애는 생길 수 있다. 부모의 모습을 존경하지는 않을지언정, 그들의 모습을 답습할 수 있고, 그러한 답습 과정 속에서 자기합리화적인 과정 속에서 가치관 혼란을 겪는 것이다. 가치관의 혼란은 정체성의 혼란으로 이어진다. 외도 사건 후 자신의 정체성이 무엇이며,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혼란을 겪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아빠나 엄마 그리고 남편과 아내의 역할을 잊어 버리기도 한다. 심한 경우 막 나간다. 배우자도 필요 없고, 자식들도 필요 없는 것처럼 언행을 한다. 원가족과의 관계도 단절해 버리는 등 정체성의 혼란까지 겪는 경우, 부부 그리고 가족들은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따라서 외도 후 가치관 혼란 혹은 정체성 혼란을 겪는 분들의 경우, 정신분석치료나 인지행동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이러한 과정을 겪어야 외도를 극복하고 치료할 수 있다. 그래야 다시는 외도하지 않으리라는 다짐이 현실이 되고, 이러한 현실이 진실한 삶을 살아가는 토대가 된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는 외도하지 않으리라는 다짐은 그저 구호에 그치고 말며, 한 번의 외도가 아닌 두 번, 세 번의 외도로 이어질 수 있다.
당신이 아픈 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고, 치료를 받지 않아서이다. - 공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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