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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살다보면, 다양한 문제와 갈등이 생기기 쉽다. 한 부모 아래에서 자란 형제 자매들도 갈등이 생기는데, 하물며 서로 다른 가족 문화 속에서 자라온 두 남녀가 부부가 되었을 때에는, 문제와 갈등이 생기기 더 쉽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와 갈등이 생기게 되면, 자신의 원가족이나 배우자의 원가족에게 문제 해결을 의존하는 부부들이 많이 있다. 문제는 대가족 시대에는 이러한 것이 효과가 있었을지 모르나, 핵가족 시대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부부의 문제는 부부가 가장 잘 안다. 하물며 함께 생활하지도 않는 원가족들에게 부부의 문제를 가져가기 시작하면, 이 때부터 문제의 해결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더 큰 범주로 커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부부의 부모가 부부의 문제에 개입하게 되면, 문제 해결을 위해서 억압이나 강요를 하게 되고, 어쩔 수 없이 부모의 의견을 받아들여 문제를 봉합하지만, 이러한 봉합은 일시적인 것일뿐 부부의 관계는 점점 더 악화되기도 한다.
여기에 원가족들이 각자 자신의 자녀 혹은 형제 자매편에 서서 진영논리를 펴기 시작하면 문제는 점점 꼬여가게 된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 원가족의 도움을 요청한 것은 아닌데, 과정과 결과가 이상하게 흘러가게 된다. 결국 작은 상처가 더 큰 상처로 변질되며, 결국 파국을 맞이하는 부부들도 있다. 이혼까지 생각하지 않았는데 원가족이 개입을 해서 이혼까지 시켜 버리는 경우나 이혼을 하라고 부추기는 경우도 있다.
부부의 문제는 부부가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에 한계가 있을 때 도움을 받으라고 있는 것이 바로 전문가라는 집단이다. 비록 전문가들도 부부의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 주지는 못할지 모르지만, 적어도 진영논리에 빠지지 않고, 부부의 문제 해결에 중재나 조정을 해 줄 수 있기 때문에, 부부의 문제를 부부가 해결하지 못할 경우에는 중립적인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원가족의 도움을 받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
또한 부부는 결혼과 함께 원가족으로부터 정서적으로 독립을 해야 한다. 이런 면에서 부부의 문제를 원가족에게 가지고 가는 것은 아직 '우리가 미숙한 부부에요?' 라고 말하는 것과 동일하다. 문제는 원가족으로부터 정서적 독립이 안된 부부들의 경우, 원가족으로부터 경제적 자립, 공간적 분리를 하더라도 성숙한 부부로서의 삶을 살아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직 미숙하거나 부부로서 살아가기에는 성숙하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자신들의 문제를 능동적으로 그리고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아이와 같이 부모에게 의존하거나 원가족에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인다. 문제는 원가족들이 해결해 줄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원가족들도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원가족이 중립적으로 있게 되면, 원가족과의 관계에 더 어려워지기도 한다. 자신을 지지해주고 위로해줄 것이라고 믿고 원가족에게 의존했는데, 그렇지 않은 결과에 상처를 받는 것이다.
그러니 부부의 문제와 갈등 앞에서 부부는, 부부가 주체가 되어서 문제 해결을 하겠다는 방향성을 잡아야 한다. 다만 이런 방향성을 가지고 있어도 부부가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서 길과 출구를 찾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것들이 잘 이루어질 때 부부는 원가족에게 의존하는 유아기적 부부가 아니라, 보다 성숙하고 독립적인 부부가 될 것이며, 그러한 부부 아래에서 태어나고 자란 자녀들이 결국 부모와 같이 자립하고, 독립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부디 참고하시길...
당신이 아픈 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고, 치료를 받지 않아서이다. - 공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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