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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살다가 외도와 직면하게 되면, '우리 부부는 여기까지구나' 라고 생각하며, 파국적인 사고부터 먼저 하는 부부들이 있다. 그러나 상담치료 현장에서 보면, 이런 부부들 못지않게 외도를 극복하고, 관계를 회복하는 부부들도 있다. 외도는 부부관계에 핵폭탄이 터진 것과 같은 파국적 상황을 만든다. 그러나 정작 부부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는 것은, 외도로 인한 촉발요인을 어떻게 수습하느냐에서 따라서 다르다.
최대한 빠르게 외도에 대해서 인정과 사과 그리고 반성과 참회 및 성찰을 하고, 외도로 인한 아픔과 상처를 치료하면 할수록 외도에 대한 극복과 관계에 대한 회복은 빨라질 수 있다. 무조건 이혼하고 파국을 맞이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상처는 순식간에 생기더라도 상처가 낮지 않으면 결혼생활을 유지하든 이혼을 하든, 아픔은 계속 유지가 되는 것이기에 이러한 것이 오히려 더 파국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많은 부부들은 외도 앞에서 무기력하고, 혼란 속에 빠져 들면서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문제해결을 하지 못하고 이혼이라는 종착역에 도착을 한다. 그러니 외도 행위자도, 외도 피해자도 외도를 극복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혼을 하게 되고, 이혼 후 외도의 아픔과 상처 때문에 한동안 스트레스를 받지만, 아픔과 상처도 시간이 지나면 망각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버리는지, 다시금 새로운 결혼생활을 꿈꾸며 재혼을 한다. 그리고 다시금 벌어지는 배우자의 외도.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결혼생활을 유지하면서 배우자의 외도가 재발되는 경우도 비슷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한 번의 외도를 통해서 행위자나 피해자가 배울 것은 배우고, 깨달을 것은 깨달았다면, 이혼 후 재혼이든 외도 후 결혼생활 유지든 관계없이 보다 나은 삶을 영위할 수 있었을 것을, 그렇지 못한 부작용과 후유증을 낳는 것이다.
과거 로마사를 읽어보면, 전쟁에서 패한 장수들을 숙청하거나 강등시키지 않고, 그대로 전쟁에 다시금 임하게 하는 시스템이 있었다. 한 번의 실수를 실패로 보지 않고, 다시금 기회를 줌으로써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주었던 것이다. 물론 이런 과정 속에서 전쟁에 패한 장수는 자신을 성찰했을 것이다. 다시금 실수와 실패를 하지 않고, 전쟁에서 지지 않기 위한 성찰을 했을 것이라는 것이다.
부부의 관계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살다 보면 고의적으로 실수와 실패를 해서는 안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혹과 욕망 앞에서 넘어지는 부부들이 있었을 경우, 무조건 헤어지고 분리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이러한 것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어서, 자신을 철저하게 성찰하는 계기, 부부의 관계를 다시금 정립하는 계기가 된다면, 그리고 외도 후의 삶이 더욱 더 건강한 삶이 된다면, 외도를 일부러 할 필요는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도가 벌어졌다면, 외도를 통해서 배우고 깨달으며 무엇인가 얻는 기회가 될 것인데, 외도 후 무조건 파국이다 라고 생각하고 문제로부터 도피부터 하고자 한다면, 과연 그 이후의 삶은 어떻게 될까?
다시금 강조하지만 외도 그 자체는 너무나 아프고, 괴롭고, 죽고 싶을 정도의 아픔과 상처가 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파국은 아니다. 수습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는 위기가 기회가 되며, 외도라는 큰 사건을 통해서 부부에 대해서, 가족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에 대해서 다시금 성찰하는 계기, 성숙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사람은 고쳐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가끔은 있어서, 나의 의견에 대해서 부정적이거나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기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사람은 고쳐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왜 교육을 받는지 모르겠으며, 부모는 아이들에게 왜 잔소리를 하는지도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사람의 변화가 더디어서 그렇지, 사람은 고쳐 사용해야 한다. 특히 실수와 실패 앞에서는 더욱 더 그렇다.
다시금 강조하지만, 배우자의 외도 후 무조건 파국이라고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자. 외도 후 부부가 갈 수 있는 길과 출구가 있는지 없는지부터 먼저 살피는 지혜를 갖다. 아울러 이혼이 우선이 아니라, 아픔과 상처 치료가 우선이라고 하는 것도 잊지 말자.
부디 참고하시길...
당신이 아픈 것은 상처 때문이 아니고, 치료를 받지 않아서이다. - 공진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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