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상담칼럼

[가족연구]초등학교 1학년 때 생긴 트라우마

공진수 센터장 2018. 5. 17.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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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하다 보면, 아동들이 어리다고 해서 마음의 상처가 없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아동들의 상처를 부모나 주변 사람들은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부모들은 자신의 어린 시절과 견주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에 대해서 자녀들이 상처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서 부모의 술 문제가 있는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 중 그 영향을 적게 받았거나 잘 극복한 사람들의 경우, 자녀들도 그렇게 살 것이라고 믿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자녀들의 문제에 대해서 자기중심적으로 바라보고, 별문제가 아니라고 주장을 하면서 넘어가는 부모들도 있다. 그런데 이런 아동들 중 사실은 마음의 상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숨기거나 억압을 하면서 부모에게 잘 보여주지 않는 경우도 있고, 혹 부모에게 보여주었다고 하더라도 이미 앞에서 적은 것처럼 대수롭지 않게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실례로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어떤 아동을 만난 적이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었는데 무엇 때문에 무기력할까를 상담하면서 알게 된 것 중에는 내담자가 초등학교 1학년 때 고학년 선배에게 학교폭력을 당하면서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무기력한 사례도 있었다. 다행인지 혹은 불행인지는 모르나 본전 생각을 가지고서 고학년이 된 후 학교폭력 행위자가 되지 않은 것은 그나마 나은 결과이지만, 결국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폭력 트라우마 때문에 사람들과의 갈등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무기력하고 소심하게 살아가는 모습 역시 적절하게 보이지는 않다.


그런데 부모는 이러한 것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습이었다.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다 보면 서로 다투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며, 선후배 사이에 갈등이 있는 것은 당연하지 하면서, 자녀의 상처를 제대로 보듬어 주지도 치료해 주지도 않는 모습을 볼 때,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어린 것이 무슨 마음의 상처?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부모를 볼 때 아쉬움이 앞선다.


그러나 사람들은 나이가 많고 적음을 떠나서 누구나 마음의 상처를 받을 수 있고, 어릴 때 받는 마음의 상처는 심한 경우 일평생의 삶을 지배하는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사람을 두려워하고, 새로운 환경을 두려워하며, 자신을 비하하거나 평가절하 하는 등의 부적절한 관점과 신념 그리고 가치관을 가질 수도 있다.


또한 마음의 상처를 받을 당시 적절한 대처를 해주지 못했을 경우, 문제해결능력의 저하뿐만 아니라 무기력한 상태, 자책하는 상태에 빠짐으로 말미암아 자존감의 하락 속에서 학교생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성인이 된다고 해서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상처가 치료되어야 하고 건강한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훈련과 연습을 해야 극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약이 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니 자녀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다양한 심리적, 정서적, 관계적,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다면, 시간이 약이라고 합리화 시키지 말고, 조기치료적 개입을 하도록 해주는 것이 치료차원이나 예방차원에서 좋다. 그리고 이러한 것을 위해서 부모가 상담센터 등의 도움을 받는 것에 대해서 부끄럽게 생각하거나 수치스럽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몸이 아프면 의사의 도움을 받듯이, 마음이 아프면 상담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왜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인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 아닌가?


또한 자녀들이 어리다고 해서 그들의 어려움을 축소지향적으로 바라보거나 별문제 아니라고 바라보는 것은, 부모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나이에 무관하게 누구에게나 인격이라는 것이 있다. 어리다고 무시하거나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들의 인격에 상처를 주는 것이다. 다만 법적으로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부모의 영향력과 결정력이 필요할지는 모르나, 인격적으로는 존중을 받아야 한다. 미숙함으로 인하여 인격까지 무시당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아울러 어릴 때 생긴 트라우마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작은 상처가 제 때 치료되면 부작용이 적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그것이 나중에는 큰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부디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