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수필]억압하는 사람들의 단점

공진수 센터장 2018. 7. 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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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갈등이 심한 부부가 어렵사리 부부상담에 나왔습니다. 일반적으로 저는 부부상담을 분리상담으로 진행합니다. 그 이유는 3자 상담의 효과도 있겠지만, 분리상담을 통해서 부부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는 것이죠. 그렇지 않을 경우, 사람들은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확증편향에 빠지기 때문에, 같은 상담내용을 두고서도 다른 해석을 하거나 상담사 앞에서는 서로 분쟁의 모습을 보이지 않지만 가정으로 돌아가서 상담내용으로 가정폭력까지 벌어지는 경우가 있었기에 일단 분리상담을 합니다.


이 부부도 분리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같은 사건에 대해서 부부가 다르게 바라보고 다르게 해석을 하더라는 것이죠. 여기에 두 사람의 성향까지 다르다 보니, 같은 사안을 두고서도 부부가 다투고 싸우며 갈등하지 않았다면, 더 이상한 부부였을 것 같습니다.


그 중의 하나의 예를 들라 하면, 한 배우자는 자신이 당한 부당한 것에 대해서 적나라하게 고백을 하였지만, 다른 한 배우자는 자신의 성향부터 말을 했습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자신이 겪는 여러 가지 일들 중 괴로운 일은 빨리 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배우자가 지난 시간 속에서 벌어진 다양한 그리고 괴로운 일에 대해서 반추하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나니 '아하! 이 부부의 문제는 사건이 아니라, 그 사건을 다루는 방법의 문제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에게는 억압이라는 방어기제가 있습니다. 방금 위의 예에서 후자에 해당하는 분은 억압이라는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중입니다. 괴로운 일, 부끄러운 일, 수치스러운 일을 빨리 잊으려고 하는 것은 바로 억압이라는 방어기제를 사용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러한 방어기제를 사용하시는 분들은 자신의 감정과 기억만을 억압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방어기제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미치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방어기제가 제대로 먹히지 않는 사람이 배우자요, 가족이요, 자녀들이요, 부모라면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상대방을 이해하려기 보다는 상대방을 억압하려고 달려 들죠. 그래서 자신과 동일한 방어기제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을 문제의 인물로 만들고, 더욱 더 비참하고 힘든 관계를 형성하고자 합니다.


문제는 우리의 감정과 기억은 억압한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만 억압을 하게 되면 무의식의 창고로 숨게 되지요. 그러다 보니 우리의 무의식 창고에는 정리도 되지 않은 수많은 감정과 기억이 가득차게 됩니다. 평소에야 별 문제가 없지만, 누군가가 그 무의식의 창고를 한 번 거드리기라도 하면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그러니 우리의 감정과 기억은 정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버릴 것은 버리고, 보관할 것은 보관하는 등의 정리가 필요한 것입니다. 사실 부부 사이에 갈등이 생기면, 이를 해결하고 정리를 해야 그것을 반추하지 않게 됩니다. 말 그대로 정리가 되었는데 굳이 다시금 그것을 꺼내서 버릴까 말까를 고민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죠.


아울러 억압이라는 방어기제는 잠시 자신의 감정과 기억을 숨길 수 있지만, 영원히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되도록이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더군다나 자신만을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억압하려고 할 때, 우리는 관계의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그러니 혹 당신이 억압에 익숙한 분이라면, 상담 등을 통해서 그 원인이 무엇이며, 억압적인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한 노하우를 배우고 익히며 실천하며 살아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