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상담칼럼

[부부연구]자기검열이 심한 부부들

공진수 센터장 2018. 7. 1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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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부부상담을 하다 보면, 자기검열이 심한 부부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사람들에게는 자기검열이라는 것이 있다. 자신의 욕구, 생각 그리고 표현 등에서 스스로 검열하는 시스템이 바로 자기검열이다. 이러한 자기검열을 스스로 하게 되는 것은, 검열 없이 아무런 말이나 행동을 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불이익에 대해서 두려워 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정치적이거나 사회적인 부분에서도 그대로 존재한다. 그래서 표현의 자유가 억압 받는 경우, 사람들은 자기검열을 통해서 발언의 수위나 행동의 강도를 결정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감정의 억압이 생기게 되고, 이러한 감정의 억압이 누적되게 되면 어느 순간에 억압된 감정이 폭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시금 부부의 문제로 돌아와 보면, 부부가 자기검열을 하는 것은 보통 이런 과정을 거친다. 연애와 신혼 시절에는 서로에 대한 호감과 정작 무엇을 가지고 다투어야할지 몰라서 싸우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신혼 시절도 지나고 나면, 서로의 다름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이러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기 위해서 배우자를 자신의 스타일대로 바꾸어 보려고 온갖 잔소리를 하기 시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자가 요지부동이면, 이제 서서히 포기하는 시간이 다가오기도 하지만, 자신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자기검열을 하기 시작한다. 말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참는다. 말해서 무엇하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억압하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해서 배우자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 결국 스트레스는 그대로 남게 된다. 그런데 어느 한 순간 이렇게 억압된 감정이 폭발하게 된다. 그것도 억압한 만큼의 강도로...


이 때부터 부부는 본격적인 관계의 이상신호 속에서 살아가게 된다. 더 이상 배우자와의 삶에 의미를 찾지 못할 경우, 이혼을 운운하며 위협과 협박을 하기도 하고, 상대방을 투명인간처럼 취급하면서 무시하기도 한다. 이런 것도 여의치 않으면 다른 이성을 몰래 만나면서 자신의 채워지지 않은 욕구와 욕망을 부적절한 이성과 함께 나누거나 채우기도 한다.


또 다른 경우에는 함께 한 공간에서 살아가지만, 정서적으로는 단절된 삶을 살아가게 된다. 대화도 없고, 소통도 없으며, 방도 따로 사용하고, 식사도 따로 한다. 그나마 해야 할 말이 있으면, 자녀들을 시켜서 3자 대화를 하거나 필요시에 문자 등만 보내면서 최소한의 말만 한다. 그나마 경제적인 부분에서 부족함이 없게 하면, 살아가는데에는 별 문제가 없으나, 경제적으로 무능력하거나 아니면 경제적인 부분으로 배우자를 통제하려는 경제적 폭력을 행사하게 되면, 부부는 결국 파국을 맞이하게 된다.


그러니 혹 당신의 부부가 자기검열 속에서 점점 살아가고 있다면, 빨리 이러한 자기검열의 벽을 허물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무엇 때문에 자기검열이 심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분석해 보아야 하며, 이러한 것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서 전문가의 조언과 코칭을 받는 것이 좋다.


자기검열이 있으면 상처는 덜 생길 수 있지만, 상처가 두려워서 자기검열을 사용할 경우, 당신의 감정과 생각은 억압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억압이 더 큰 폭발력을 가진 핵폭탄이 될 수 있다. 부디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