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수필]상담사도 우울할 때가 있다.

공진수 센터장 2018. 9. 17.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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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들은 거의 없는데, 중학생이나 고등학생들을 만나서 상담이나 교육을 하다 보면, 자신도 이 다음에 상담사가 되겠다고 하는 청소년들이 의외로 많다. 아마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하며, 공감하고, 위로하는 상담사의 모습이 좋게 보이는 모양이다. 그런데 아는가? 상담사도 우울할 때가 있다는 것을.


상담을 하다 보면 행복한 사람들보다는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상대하다 보니, 상담사들도 그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이 받게 된다. 그래서 우울증 내담자들을 주로 상담하다 보면, 상담사 역시 자신도 모르게 우울해지는 경향이 자주 있게 된다. 그런데 이러한 경향에 대해서 주의 깊거나 민감하지 않으면, 상담사 역시 자신도 모르게 우울증 환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가끔 상담사끼리 이야기를 하다 보면, 상담 생활 3년 쯤 지난 후에는 상담사 일을 그만 두고 싶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지난 3년 동안 우울, 불안, 분노조절장애 등에 직접 노출되면서, 소진되고 감정이 전이되어서 더 이상 상담사의 일을 하고 싶지 않은 슬럼프가 찾아오는 것이다. 나름 이러한 소진에 대해서 노하우를 가지고 있을 법한 상담사도 이렇다는 것이다.


그러니 우울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일반인들은 상담사 못지 않은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으며, 이러한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지 못하게 되면 힘들어지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인 것 같다. 나름 훈련이 되었다는 상담사가 소진되어서 상담의 사명과 소명을 포기할 정도이니 말이다.


나 역시 몇 년 전에 우울감이 높아서 한 동안 힘들었던 적이 있다. 그 당시 절친이었던 친구가 암 진단을 받고 아무런 기별도 없다가 갑자기 죽고 난 후 망자의 핸드폰 번호로 부고를 받았을 때 그 충격과 장례 이후의 우울감으로 인하여 몇 개월 힘들었던 것 같다. 다행히 나름 즐거운 일을 찾고, 자존감을 높이는 활동을 하면서 그 우울감의 터널을 통과한 것 같다.


그 이후 뼈저리게 느꼈던 것은 상담사도 우울할 수 있으며, 우울증 환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그래서 가끔 학교 등에서 상담이나 교육을 가서 만나는 청소년들을 만나 상담사를 꿈꾸는 청소년들이 있다면, 상담사의 장단점에 대해서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 주는 편이다. 겉으로 좋게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니라고.


상담사도 우울할 때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