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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상담에 나오는 부부들을 만나 보면, 상대방에 대한 사랑은 아직 남아 있다고 주장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족을 다는 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배우자가 이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 '사랑=이해'라는 공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약간 다른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바로 사랑과 이해라는 것이다.
사랑이란 단어는 매우 추상적인 단어지면서 매우 정서적인 단어이다. 이 말은 무엇인가는 존재하는데 그것을 이렇다 저렇다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려운 단어라는 것이다. 거기에 비해서 이해라는 단어는 매우 구체적이며 의지적인 단어라고 할 수 있다. 즉 자연발생적으로 이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의지적으로 그리고 명료해야 이해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의지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부부가 서로를 사랑하는 것에는 의지와 관계 없이 자연발생적인, 본능적인 부분의 영향이 더 크다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의지적인 이해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바로 이해하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하다는 의미일 것인데, 정작 당사자들은 자신의 노력은 살펴보지 않고 상대방이 이해불가한 존재인 양 표현을 한다.
그래서 심한 경우에는 배우자를 이상한 사람,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매도하기도 한다. 이러한 표현에 처음에는 이 말을 듣는 배우자가 저항을 하지만,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이러한 표현에 의식화, 내면화가 이루어져서 자존감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근거도 없이 자신을 비하하고,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들을 보면, 배우자가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상대 배우자의 자존감을 하락시키는 표현을 오래 사용한 경우도 발견이 된다.
부부가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는 사랑도 필요하지만, 이해도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를 위해서는 의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가만히 바라만 보아도 이해가 되는 것은 이 세상에 거의 없다. 모르는 것은 배워야 하고, 배웠으면 깨달아야 한다. 수학공식을 배우고도 적용하거나 응용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반쪽 배움이거나 불완전한 깨우침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해라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의미를 안다고 이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삶 속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과 성찰을 해야 이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배우자를 사랑하지만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는가? 분명 배우자가 정상 범주에 있는 사람이지만,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는가? 그래서 이해를 포기하고 배우자는 이런 사람, 저런 사람이라고 선입견과 고정관념으로 이미지를 고착시키고 있지는 않는가? 그렇다면 배우자를 이해하기에는 불가능한 조건을 거의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배우자를 이해하고,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의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아무리 부부의 사랑이 충만한 것 같아도, 이해의 폭이 넓지 않으면 부부간의 갈등 그리고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사랑하지 않는 부부도 문제이지만, 이해가 부족한 부부는 더 위험한 부부인지도 모른다. 아울러 사랑이란 감정만 있으면 이해는 하든 말든 관계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라면, 순수한 사랑은 할지 모르나 부부 사이에 갈등과 위기가 온다면 잘 극복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부디 참고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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