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수필

[심상수필]퍼시비어런스_인내를 배우게 해 주다

공진수 센터장 2021. 2. 19.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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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화성탐사선인 퍼시비어런스가 6개월 넘는 우주여행을 통과하고 오늘 새벽에 화성에 안착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어지는 코로나 19 때문에 퍼시비어런스가 지구를 떠났는지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지구가 코로나 19로 고생을 하는 가운데에서도 화성으로 향하는 퍼시비어런스는 제 역할을 한 듯하다.

 

특히 마지막 7분 혹은 공포의 7분까지 잘 극복하고 화성에 안착한 퍼시비어런스가 보내온 첫 사진을 보면서, 어떤 이들은 천문학적 재정을 사용한 화성탐사선에 사진기술은 1920년대 수준이라고 댓글을 남기기도 했지만, 무사히 탐사선이 화성에 도착했다는 첫 신호는 이 부분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그런데 이 탐사선의 이름이 '퍼시비어런스'라고 해서 그 뜻이 무엇일까 찾아보니 '인내'라고 나온다. 인내라고 하면 많은 분들은 참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나는 이번 화성탐사선의 이름을 보면서 인내란 기다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화성탐사선을 발사한 후 수 개월을 기다리듯이, 그리고 마지막 공포의 7분까지도 기다려야 하는 것이기에, 이번 화성탐사선의 이름 퍼시비어런스는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인내하니까 떠오르는 또 다른 탐험선이 기억난다. 바로 어니스트 섀클턴의 인듀어런스호. 제1차 세계대전 초 남극탐험을 떠났다가 (거의 죽었다가) 살아 돌아온 섀클턴과 그 동료들 이야기. 그리고 그들을 남극까지 이동하는데에 도움을 주었던 탐험선 이름 등등.

 

그들도 고립이 되었다가 구조선이 올 때까지 하염없는 기다림을 가졌어야 했는데, 이런 면에서도 인내라는 것은 참는 것 못지않게 기다림이란 뜻도 담겨 있는 듯하다. 현대인들은 빠른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심리상담에 나오신 내담자들도 조급증이 앞선다.

 

이해는 충분히 된다. 워낙 힘들고 고통스럽다 보니, 해결책이 있다면 빨리 처리하고 해결받고 싶어한다. 그런데 세상 일이 도깨비 방망이처럼 뚝딱되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특히 심리상담이나 상담치료는 뚝딱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인내가 필요하다. 즉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막연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하면서 기다리는 것이다.

 

화성에 탐사선을 보내놓고 매일 체크를 하며 탐사선을 관리하듯이, 심리상담이나 상담치료에서도 변화를 꿈꾸고 기대한다면, 막연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변화의 방향을 향한 노력 속에서 기다림을 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퍼시비어런스라는 이름은 여러 모로 각인이 될 듯 싶다.

 

인내에 대해서 새로운 깨달음을 준 퍼시비어런스가 대견하고 고맙다. 그리고 이를 위해 수고한 모든 과학자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