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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욕망 중에는 무병장수가 있다. 평균수명이 50이었을 때 사람들은, 60만 되어도 대단하다고 했다. 그리고 평균수명이 60이었을 때에는, 70만 되어도 대단하다고 했다. 그런데 100세 시대가 되다 보니, 이제는 환갑이나 고희에도 잔치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또한 고령화가 심한 시골에 가 보면, 70대 어르신이 막내인 경우도 많다. 노인정에 가 보면 70대 어르신이 커피 타고, 밥짓고 한다. 어쨌든 인간의 욕망이었던 장수는, 한 세대 전과 비교했을 때 실현이 되는 듯하다. 심지어 이제는 120세 시대를 점치며, 각종 상품들이 이 나이에 맞추어 설계되는 것을 보면, 이것이 좋은 것인지 그리고 행복한 것인지에 대해서 한 번쯤 생각하게 된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진다는 것은, 삶의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명제를 준다. 지금과 같은 개인의 발달과정과 패러다임으로 학업을 하고 직업을 선택한다고 하면, 30대부터 일을 시작해서 훨씬 오랫동안 노동을 해야 할 것 같고, 각종 의료적 발달과 발전이 되겠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무병장수가 아니라 유병장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결혼은 어떨까?
평균연령 50 혹은 60이었던 시절에는 20대나 30대 초중반에 결혼을 하여, 자녀들을 낳고 그들을 키우다 보면 인생의 종착역에 도착하는 구조였다. 그래서 부부 사이에 갈등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녀들을 위해서 참고 살다보면, 어느 덧 종착역에서 사별을 하는 구조였다. 그런데 평균수명이 늘어나다 보니, 인생 전반전은 자녀들을 위해서 참고 산다고 하더라도, 인생 후반전은 그렇지 않겠다는 분들이 많이 늘었다.
심지어는 어떻게 50년 혹은 그 이상 한 파트너와 결혼생활을 할 수 있느냐는 이야기까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너무 지루하고 따분하며 재미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나는 이 주장에 대해서 일리가 있다고 본다. 따라서 외도는 늘어나고, 이혼도 늘어나며, 덩달아 재혼도 늘어나는 시대가 오는 것 같다. 결국 1차 결혼, 2차 결혼, 3차 결혼 등, 결혼도 몇 번씩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 같다. 아니면 동거문화가 점점 더 늘어나든지.
어떤 시대가 도래하든지 지금과는 다를 것이며, 여기에 따른 법과 행정적 절차도 변화를 할 것이다. 아울러 인간의 정신세계와 정서도 변화할 것이다. 결혼하고 이혼하며 재혼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할 것이며, 이러한 패러다임이 굳혀지는 시점이 되면, 한 번 결혼해서 평생 살았던 시대를 바라보는 후세 세대들은, 그 당시에 어떻게 살았지? 어떻게 한 번 결혼해서 평생 살았지? 하면서 우리가 조선시대를 보듯이 지금을 평가할지도 모른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미래학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연구할지 모르나, 철학자나 사회학자 혹은 심리학자들도 이러한 시대의 도래를 예언하거나 예측하면서 연구하는 경우도 있다. 당장 상담을 보자. 결혼, 이혼, 그리고 재혼이 활발해지는 시대가 된다면, 여기에 맞추어서 상담이론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꼰대처럼 과거의 이론에만 얽매여 입바른 소리만 할 수 있는 상담이 아니라, 현실을 반영하고 인간의 욕구와 욕망을 채우는 상담이론과 상담과정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아마 지금도 이러한 딜레마에 빠져 있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시대의 변화라는 것이 무 자르듯 언제부터는 이렇고, 언제부터는 저렇다로 단정지울 수 없기 때문에, 지금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규범들이 섞여서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을 것이고, 과거의 규범대로만 상담할 수도 없고, 미래의 규범대로만 상담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인생의 평균수명이나 기대수명은 길어질 것 같다. 그래서 과거에는 오래 사는 것이 소원이었다면, 요즈음 기성세대는 적당히 살다 떠나는 것을 행복으로 생각한다고 말한다. 참 아이러니하다. 과거에는 진정 먹거리가 없어 먹을 것이 없다고 했다면, 지금은 맛있는 것이 없어 먹을 것이 없다고 하니, 먹을 것이 없다는 하는 것은 같으나 필요조건이 달라진 것을 보면, 세상은 좋은 방향이든 아니든 변화하는 것 같고, 인간의 욕망도 그 때 그 때 달라지는 것 같다.
그래서 120세 시대를 앞두고 어떤 분은 말을 한다. "여차 운 없으면 120까지 살아야 한다?" '웃프다'가 바로 이런 상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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