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수필

[심상수필]드론을 배우며 알게 되는 삶의 지혜

공진수 센터장 2021. 2. 16. 15:55

전화문의: 070-4079-6875

유튜브채널: www.youtube.com/channel/UCoLaPiePiyqfmNA6QUQanqQ

 

상담사란 직업도 엄청난 감정노동 직업 중 하나이다. 그러다 보니 소진이 잘 되는 직업 중 하나이다. 따라서 상담사도 소진을 예방하기 위해서 나름 충전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심리를 안다고 해서 항상 충전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반인에 비해서는 충전하는 법이나 소진예방하는 법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있을 뿐이다.

 

그동안 나도 소진이 되면 이런 저런 방법으로 충전을 하면서, 소진된 심리적 에너지를 충전하고 했다. 그러던 중 이번에는 드론에 마음이 갔다. 인터넷에 들어가면 3만원 내외부터 천 만원이 넘는 드론들이 가득하다. 그래서 가장 저렴한 드론을 하나 사려고 하다가, 드론의 선배이신 분에게 자문을 구하다 보니, 선뜻 자신의 드론을 순서대로 빌려줄테니 가져가서 연습을 하라고 한다.

 

그래서 가지고 첫 번째 드론이, 바로 위 사진의 드론이다. 사진으로 보니 드론이 꽤 커 보이지만, 막상 손 위에 올려보면 나의 손바닥만한 드론이다. 무게도 50 그램. 손 위에 있는지 없는지조차 눈으로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가벼운 존재이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나의 모습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내에서 날려보니, 요란한 모터 소리와 함께 공중으로 차고 오른다.

 

이륙, 착륙, 우회전, 좌회전, 그리고 전후좌우를 각각 연습하기 위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연습에 연습을 한다. 이것이 익숙해야 그 다음 단계의 드론을 빌려올 수 있기에, 손의 감각을 익히기 위해서 수시로 연습에 연습을 하는 것이다. 연습 3일차쯤 되니, 이제 조금 손에 익숙해지는 듯하다.

 

이륙과 착륙에서도 실수가 줄고, 천장이나 벽에 충돌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 그리고 서서히 속도에 대한 부분도 감각적으로 알게 되면서, 조절을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그러면서 유튜브 등을 통해서 드론이 날게 되는 원리나 조종법 등을 눈으로 배우고 있다. 다만 손으로 익혀야 하는 것은 연습밖에 없지만.

 

이런 와중에 의외의 삶의 지혜를 배우게 된다. 마치 드론이 나 자신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 힘차게 날려고 용을 쓰는 모습과 전후좌우로 장애물을 극복하고자 하는 모습도 나 자신의 모습과 흡사하다. 어찌 보면 우리의 삶이 이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아울러 실외에 나가서 날릴 경우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이러한 것도 우리의 인생과 비슷한 것 같다. 내가 통제하기에는 불가항력적인 바람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도전과 고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여기에 비행체가 날기 위해서는 항력, 추력, 중력, 그리고 양력이 각각 때에 따라 적절한 힘으로 작용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런 것도 우리의 삶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든다.

 

나는 이러한 4가지 힘이 바로 나 자신을 감싸고 있는 사람과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을 감싸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나에게 양력과 추력 같은 사람들도 있지만, 항력과 중력과 같은 사람들도 있다고 볼 때, 우리가 건강한 대인관계를 맺는다는 것도 결국 비행체가 날 때 다양한 힘이 필요한 것 같이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 같다. 아울러 환경도 비슷하다.

 

양력과 추력만 있어도 안되고, 항력과 중력만 있어도 안된다. 어떨 때는 나를 위로해 줄 사람과 환경이 필요하지만, 어떨 때는 나에게 직언해 줄 사람과 환경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러한 것들이 바로 내가 드론을 배우면서 알게 되는 삶의 지혜이다.

 

너무 거창한 이야기를 적은 것은 아닌지 모르나, 이 세상에는 사람이 되었든, 물체가 되었든, 환경이 되었든, 그 속에 깨달음은 있는 것 같다. 앞으로 더 큰 드론을 날리면서 더 깊은 삶의 지혜를 얻을 것 같다. 그게 무엇일지는 아직 모르나, 나이를 먹으면서 삶의 무게가 무거워지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