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상담칼럼

[상담칼럼]예방이 치료보다 더 좋다!

공진수 센터장 2021. 3. 3.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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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을 하다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그 중의 하나는 '미리 (치료를 하고) 예방을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순간과 직면할 때이다.

 

어떤 가정에 남편이 외도를 했다.

 

아내는 남편의 외도 앞에서 편집증이 생기기 시작했고, 하루 하루의 삶의 우울한 삶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과 헤어질 수는 없었다. 그 이유는 첫째, 자녀 때문이었고, 둘째, 경제적인 자립에 어려움이 있었으며 - 만약 이혼을 한다면 -, 셋째, 아내의 부모 때문이었다.

 

특히, 아내의 어머니도 아버지의 외도를 겪은 분으로서, 자녀들 때문에 자신의 아픔과 고통을 억압하면 살아왔다. 아내는 이러한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그래서 남편의 외도를 자신의 원가족에게 알릴 수도 없었다. 왜냐하면 아내의 어머니에게는 상처로 다가올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내는 이혼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남편에 대한 분노, 의심, 불안, 우울 등이 밀어닥치는 날에는, 자녀들에게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거나 배우자 - 즉, 자녀들에게는 아버지 -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다. 아내의 이러한 증상은 점점 더 강화가 되어서 나중에는 중단할 수가 없어졌다. 대인기피증도 생기고, 지인들과의 모임에 나가는 일도, 외출하는 일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우울증에 은둔형 외톨이와 같은 삶이 된 것이다.

 

그런데 자녀들은 어머니에게 반복적으로 듣게 되는 아버지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였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팩트체크 없이 내사를 하며 받아들였다. 즉, 어머니가 하는 말은 무조건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증오의 감정뿐만 아니라, 의심과 불신의 마음까지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다.

 

남편이자 자녀들의 아버지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였으나, 계속 의심하고 불신하는 아내와 자녀들 때문에 점점 좌절하고 지쳐가기 시작했다. 이럴 즈음 자녀 중 한 명이 우울증에 빠지더니, 점점 횡설수설하면서 자신과 독백을 하기 시작했다. 표정은 무표정하였으며, 감정의 기복도 둘쑥날쑥하였다. 조현증적 증상으로 발전을 한 것이다.

 

그러나 어머니는 자신의 문제에 몰입하여 자녀의 이러한 모습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아버지는 자기 때문에 자녀가 이렇게 되었다는 자책감과 죄책감, 그리고 책임감 때문에 위축되고 의기소침해지기 시작했다.

 

점점 친구들이나 지인들과의 만남은 줄어드는 대신, 술을 가까이 하면서 삶이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도 어떨 때는 나까지 허물어지면 우리 집은 끝장이지··· 하면서 용기를 내어 보았지만, 직장을 다녀와서 집에 들어오는 순간 가정에 맴도는 무거운 분위기, 차가운 분위기, 그리고 우울한 분위기에 압도가 되어, 숨소리 한 번 제대로 쉬지 못하는 삶을 살다 보니, 삶은 점점 지쳐만 가는 것 같았다. 그리고 자책하기를 예전에 외도하였을 때 배우자를 빨리 치료해 주지 못한 것에만 몰입하는 삶을 살았다.

 

제가 어떤 사례에 대해 사실과 상상을 반반 섞은 경우를 적은 것인데요, 외도가 벌어졌을 때 치료를 하며 추가적인 증상들에 대해 예방을 하였다면, 지금과는 다른 상황과 직면했을 경우인데, 이런 경우들이 흔하지는 않을 수 있으나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이죠.

 

그러니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치료와 예방에 만전을 기한다면, 사건 이후의 삶과 과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비용적인 측면만 따져도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적은 경제적 부담이 들어가며, 효과적으로도 더 좋을 수 있습니다.

 

제가 위에서 예로 외도를 언급했지만, 특히 외도나 가정폭력 등은 반복적으로, 습관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잦기 때문에, 치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예방이고, 따라서 예방이 치료보다 더 좋다고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아울러 이미 상처가 생겼다면 치료부터 해야 하겠지요. 부디 참고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