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도상담칼럼

[외도상담]외도행위자의 용서 강요하기

공진수 센터장 2021. 3. 2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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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사이에 외도사건이 벌어지면, 다양한 일들이 후속적으로 벌어지게 된다. 단순하게는 이혼이냐 아니냐의 갈림길에도 서지만, 모든 외도부부들이 이혼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외도의 상처와 아픔을 잘 극복하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부부들도 있다.

 

어찌 되었든, 나는 외도부부들과 부부상담을 하면서 부탁하는 것 중의 하나는, 외도행위자나 외도피해자 모두 상처와 아픔을 치료하기 위해서 해야 할 것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지 않는 것이, 외도상담을 통해서 상처와 아픔을 극복하는 지름길이라고 알려 주는 것이다. 그 중의 하나를 오늘 이야기 하고 싶다.

 

외도행위자는 외도행위 발각 후 가지게 되는 감정은 다양하다. 그 중에 대표적으로는 수치심과 죄책감이 많이 생기게 되는데, 따라서 이러한 감정을 중화시키고 빨리 해소하려고 한다. 그래서 수치심에 대한 부분은 외도 이야기를 회피하는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면, 죄책감에 대한 부분은 외도피해자에게 용서를 강요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런 것들은 매우 부적절한 모습이다. 용서란 강요로 인하여 이루어지면 안되는 감정이자 행위이다. 그런데 용서를 강요하는 경우나 강요 당하는 경우를 부부상담 속에서 자주 듣는다. 그럼 왜 이러한 것이 부적절한 모습일까? 그것은 바로 외도행위자가 자신의 죄책감을 덜기 위해서 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즉, 외도사건이 벌어지면 외도행위자는 외도피해자 중심의 사고와 대처를 해야 하는데, 이 순간에도 자신의 입장을 보호하고 방어하려는 것에 일순위로 관심을 두고, 의식적이든 혹은 무의식적이든 용서를 강요한다면, 이것은 외도사건을 수습하고 대처하는데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 부적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외도가 얼마나 큰 고통의 사건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용서에 대한 부분은 철저히 외도피해자의 몫이고, 외도피해자의 선택과 결정에 의해서 행해져야 할 부분이지, 결코 외도행위자가 강요하여서 이루어지면, 그 후에는 더 큰 부작용과 후유증이 생기게 된다.

 

혹자는 나의 이런 관점에 대해서 '그럼 평생 용서도 하지 않고 살아가라는 것이냐?' 하고 이견을 제시할 수 있으나, 용서라는 것은 외도피해자의 상처와 아픔이 어느 정도 아물게 되면 자연스럽게 행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외도 발각 후 사과와 반성을 했다고 해서 바로 용서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외도행위자가 보여야 할 것은, 방금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과이며, 외도피해자가 힘들어 하는 부분에 대해서 함께 치료를 받는 행위 등이 필요한 것이지, 자신을 억누르는 죄책감을 빨리 벗고자 용서를 강요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대처이자 태도와 자세이다.

 

강요된 용서는 엄밀히 말하면 용서가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용서 과정을 겪게 되면, 용서 후에도 외도피해자는 용서하지 않은 사람처럼 언행을 하게 되고, 이것이 외도부부 사이에 다툼거리, 싸움거리가 되어서 옥신각신 하는 등의 부작용과 후유증에 빠지게 된다.

 

그래서 새로운 부작용과 후유증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해야 하고, 다시금 용서를 해야 하는 등의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나중에는 사과도, 반성도, 그리고 용서도 모두 피상적인, 형식적인 부분이 되어 버리고, 이러한 행위의 진정성은 사라지게 된다. 결국 그동안 노력한 것이 물거품과 같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오늘의 주제는 외도행위자들이 외도 발각 후 해서는 안되는 것에 대해서 잠시 적어 보았다. 바라기는 부부 사이에 긍정적인 것을 많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정적인 것을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오늘 다룬 내용이다. 부디 참고하시길~